홍명보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포르투 알레그리에 위치한 베이라 히우 경기장서 열린 알제리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서 2-4로 패배했다. 이로써 1무 1패(승점 1점)를 기록한 한국은 골득실에서 밀려 H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한국은 오는 27일 벨기에와 3차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16강 진출은 불가능하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력분석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는 질문에 "전력분석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만큼 잘못됐다고 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전반 45분에 대해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결과는 나의 미스"라면서 "지난 경기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이어나가길 원했고, 우리는 어느 시점이 되면 선수를 교체하려고 했다. 결국 전반 실점 3개가 경기 결과를 가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알제리를 과소평가 한 것은 아닐까? 이에 홍 감독은 "그런 적은 없다. 알제리는 분명 강한 팀이라고 알고 있었다. 과소 평가한 적 없다"고 말했다. 선제골을 내준 후 흐름이 넘어갔지만 선수 교체 등 곧바로 변화를 주지 않았다. 홍 감독은 "일단 중앙 수비에서 수비적인 부분이 전혀 되지 않았다"면서 "좀 더 개인적으로 우리 수비 선수들이 안정을 취해주길 바랐다. 공격수 바꾸기에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수비수 교체를 할 수도 있었지만 기다렸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전반 3실점한 중앙 수비수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는 집중력이 부족했고 상대 공격을 적극적으로 영리하게 대처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경기가 남아 있고, 선수들이 빨리 회복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제 벨기에전을 앞둔 한국의 16강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홍 감독은 "아직 거기까지 생각 안 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빨리 회복을 해야 한다. 마지막인 만큼 선수들을 좀 안정시켜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조직적으로 흩어졌다. 그 조직 안에서 상대 선수 움직임에 대해서 선수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없었다.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라인 코칭이 없었다. 선수들이 아무래도 부담을 갖고 경기를 한 듯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오늘 전반전 3실점은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알제리전을 접어두고 벨기에전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알제리가 5명의 선발진을 바꾼 데 대해 "당황하지는 않았다. 선발이 5명 바뀌었다는 것은 충분히 알았고, 거기에 맞춰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짧았기 때문에 우리 하고자 하는 것을 하려고 했는데 결정적으로 우리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전반 슈팅이 '0'인 것에 대해서는 "찬스 만드는 데 주력을 했다. 골대 앞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능력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초반 실점을 수비진에서 하다보니 실질적으로 공격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었다. 수비가 전혀 되지 않아 그부분에 대해 수비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씁쓸해 했다.
끝으로 홍 감독은 "우리 경기장에서 한국 응원해준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한 경기 남아있으니 마지막까지 최선 다할 것"이라고 미안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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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