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앞문이 중요하다.
KIA는 지난 주말 두산과의 잠실 3연전을 모조리 쓸어담았다. 여기에 두 번은 하늘의 도움이었다. 21~22일 이틀연속 6회 강우콜드 승리를 거둔 것이다. 21일 경기는 4-2, 22일 경기는 1-0으로 모두 아슬아슬하게 앞선 상황에서 비의 도움을 받아 2승을 챙겼다.
하늘의 도움을 받아 시즌 첫 4연승을 달리자 선 감독은 "우리에게 이런 날도 있네"라며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4연승을 따내 승패 적자폭을 5개로 줄였다. 승수 추가도 좋은 일이지만 내용이 좋았다. 타자들은 찬스에서 강했고 마운드의 힘도 튼실했다.

무엇보다 선발투수들이 제몫을 했다는 점이다. 지난 주중 넥센에게 이틀연속 무릎을 꿇은 KIA는 연패 분위기가 짙었다. 그러나 19일 양현종의 호투와 필승요원들의 호투로 3-1로 승리를 따냈다. 양현종은 타구에 허벅지 부상을 입고도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투혼을 보이고 8승을 따냈다.
에이스가 근성을 보이자 데니스 홀튼은 20일 두산과의 주말 1차전에서 7이닝 2피안타 5탈삼짐 무실점의 역투를 펼쳐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특히 홀튼은 40일만에 5승째를 따냈고 전날 승리를 따낸 양현종과 함께 시즌 처음으로 나란히 이틀연속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다음은 김병현이 주인공이었다. 이적 이후 구위를 꾸준히 끌어올리던 김병현은 21일 2차전에서 5이닝을 2실점으로 막고 첫 승을 낚았다. 지난 15일 사직 롯데전에서 4이닝 3실점 투구로 선발투수로 가능성을 보이더니 이날은 처음으로 제몫을 했다. 혼신의 투구였다. 어떻하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한 노력이 얼굴에 그대로 묻어나왔고 결국은 강우콜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임준섭도 기를 이어받았다. 22일 두산전에 선발등판해 5회까지 2피안타 무실점 완벽투를 했다. 1회 뽑은 한 점을 끝까지 지켜주었기에 강우콜드 승리라는 행운도 찾아왔다. 스피드가 빨라지며 선발투수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임준섭이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올해 4명의 선발투수들이 나란히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는 점은 향후 KIA 마운드에 새로운 힘과 변화가 찾아올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4경기 선발 방어율은 1.13에 불과하다. 개막후 KIA의 선발진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고 팀 성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 4연승 과정에서 선발진에 힘이 있으면 승리는 따라올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관건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아야겠지만 역전 4강을 노리는 선동렬 감독에게는 가장 고무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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