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전술예고'를 했다. 그러나 대응은 변함 없었다.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커졌다. 23일(한국시간) 알제리와 H조 조별리그 2차전서 2-4의 완패를 당한 홍명보호는 상대의 전술을 알고 있음에도 무너졌다.
알제리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한국과 경기를 앞두고 전술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 3년간 우리는 본선에서의 승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기에 이번에 변화를 줄 것"이라면서 "공을 가지고 있을 때 공격해야 하는데 벨기에전 막판에는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대해 "수년간 손발을 맞춰 플레이가 자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러시아전은 한국이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다. 한국은 빠르고 폭발적이고 공격적이고 유기적"이라며 경계를 표했다.
또 할릴호지치 감독은 "선제골을 넣으면 한국을 이길 수 있다. 공격적으로 한국전에 임할 것"이라고 각오를 던졌다.
벨기에와 경기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서 2골을 연달아 내주며 패배를 당한 할릴호지치 감독은 알제리 언론의 융단폭격을 당했다. 따라서 자신의 뜻을 꺾고 공격적 전술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전술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박주영(아스날)을 최전방에 포진시키고 경기 템포를 늦추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러시아와 경기처럼 전반을 지켜낸 뒤 후반서 반전 기회를 노리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정작 경기는 홍 감독이 원하는 것과 다르게 전개됐다. 알제리는 할릴호지치 감독의 예고처럼 끊임없이 공격을 펼쳤다. 오버 페이스라고 보일 정도로 알제리는 폭넓은 활동량을 선보였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한국을 압박했다. 위협적인 슈팅을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공격 앞으로!'를 외쳤다.
알제리의 공격은 전반 26분 결실을 맺었다. 선제골을 터트렸음에도 불구하고 기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렇게 맹렬한 공격을 펼쳐 2분만에 추가골을 뽑아냈다.
중앙 수비진은 속절없이 연달아 알제리의 공격에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상대의 공격을 미리 차단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결국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를 마치고 홍명보 감독과 전술 담당 안툰 두 샤트니에 코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미 알제리의 전술을 알고 있다고 했지만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프로야구의 '선발 예고제'만큼이나 확실하게 할릴호지치 감독이 전술을 드러냈지만 한국의 전술에는 변화가 없었다. 알제리전 잔혹패는 반응없던 전술변화가 경기서 바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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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 알레그레(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