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마이클 베이 감독, 이하 트랜스포머4)가 보다 화끈하게 때려 부수는 여름 폭격기로 그 위용을 드러냈다.
23일 오후 서울 용산 CGV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갖고 베일을 벗은 '트랜스포머4'는 '지금까지는 모두 잊어라!'란 카피처럼 전 편보다 더 커지고 강도높은 스케일과 액션을 자랑한다. 특히 로봇들의 전쟁 속 '때리고 부수는' 강도가 세졌는데, 언제나 여름 개봉해 극장가를 휘둘렀던 시리즈인 만큼 이번 편 역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은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편은 시카고를 무대로 펼쳐졌던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마지막 결전 그 이후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주인공 케이드 예거(마크 월버그 분)의 도움으로 깨어난 옵티머스 프라임과 그 앞에 나타난 위협적인 적 '락다운'의 추격전과 액션이 펼쳐진다.

무려 164분의 러닝 타임으로 이는 시리즈 중 최장이다. 앞서 '트랜스포머3'는 152분,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은 149분, '트랜스포머'는 135분이었다.
스토리의 식상함이나 긴 러닝타임에서 따라오는 군더더기 느낌은 지울 수 없으나 전체적으로 긴 만큼 강하다. 미국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인간 캐릭터는 더욱 불필요해지고, 플롯은 전작보다 더욱 마구잡이식이다. 하지만 무슨 상관이겠나?"라는 평은 이 시리즈의 특징과 강점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사실 '트랜스포머' 시리즈는 스토리로 왈가왈부할 만한 영화가 아니다. 비주얼이 전편보다 낫고 시원하다면 그 자체로 미덕을 지닌다.
자동차에서 로봇으로 변하는 과정은 언제나봐도 '첨단 기술'임을 느끼게 해 준다. 여기에 '트랜스포머' 시리즈만의 묘한 아날로그 정서가 있다.
더불어 새롭게 창조된 로봇 갈바트론, 거대한 공룡 로봇 군단 다이노봇, 가공할 만한 공격력을 지닌 트랜프포머 '락다운'의 등장 등이 이 시리즈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만 하다. 새로운 오토봇 크로스헤어는 쌍권총을 휘두르고, 마초 스타일의 무기전문가 로봇 하운드는 인간적인 냄새가 폴폴난다. 로봇들은 때로 마치 인간들처럼 엑스칼리버의 전설을 떠올리게도 만든다. 유머러스하고 장난스러운 범블비는 여전히 귀엽다. 인간 세계 속 거대 로봇들간의 전쟁은 일면 생경함까지 느끼게 해 준다.
영화는 샤이아 라보프 대신 마크 윌버그가 새롭게 출연해 인간 캐릭터의 중심을 이끌고, 딸 역 니콜라 펠츠와 함께 영화 '아마겟돈'을 연상시키는 애증의 부녀 관계를 보여준다. 여기에 니콜라 펠츠의 남자친구 셰인 역 잭 레이너는 나름 여심 담당이다.
요즘 트렌드인 '의리'의 메시지도 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은 창조자와 인간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런 철학적인 메시지도 은유적으로 담겼지만, 이를 사유할 만한 시간은 없다. 후반부 중국, 홍콩 촬영과 리빙빙의 출연은 억지스럽다는 인상을 피하긴 힘들지만 나름 지형을 이용한 액션 구상, (어쩔수 없이)색다른 러브라인을 제공하고자 한 의도는 보인다. 테사 예거 역을 맡은 새로운 히로인 니콜라 펠츠는 메간 폭스의 아우라를 따라잡기에는 약하나 보다 풋풋한 섹시가 있다. 그래도 대표 프랜차이즈 영화다. 스토리에 대한 기대를 접는다면, 티켓값을 운운할 만한 영화는 아니다. 12세 관람가. 25일 개봉(미국 개봉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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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포머4'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