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의 연인’이 로맨틱 코미디의 통속적인 전개에도 불구, 속도감 있는 전개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지현우는 군 복무 기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찌질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웃음을 유발했고, 생애 첫 지상파 주연으로 나선 정은지는 탄탄한 연기력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23일 오후 10시 KBS 2TV에는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극본 오선형 강윤경, 연출 이재상)이 첫 방송됐다. ‘트로트의 연인’은 트로트에 모든 것을 건 트로트계의 캔디 최춘희(정은지)와 트로트를 경멸하는 안하무인 천재 뮤지션 장준현(지현우)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가는 달달하고 유쾌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첫 방송은 톱스타 장준현과 캔디소녀 최춘희의 일상, 장준현과 최춘희의 악연을 담아내며 흥미를 유발했다. 마라톤을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선수생활을 포기해야 했던 춘희는 마라톤에서 대리선수를 기용한 뻔뻔한 장준현의 모습을 포착, 마라톤을 우습게 여기는 장준현에게 일갈을 가했다.

준현의 매니저 태송(손현준 분)은 춘희에게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준현의 반칙을 함구해줄 것을 부탁했지만, 방송을 통해 이 소식이 알려졌다. 준현은 당연히 춘희의 행동이라고 오해, 춘희를 ‘메달 진상녀’라고 칭하며 춘희가 스포츠센터에서 쫓겨나도록 손을 썼다.
이로써 두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이 됐다. 여기에 섹스 스캔들로 하루 아침에 비호감 연예인이 된 준현은 이 모든 원인을 춘희의 탓으로 돌리며 춘희를 증오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한 준현은 소속사 사장 조희문(윤주상 분)의 지시로 춘희를 신인 가수로 키워야 하는 상황. 악연으로 시작된 준현과 춘희의 러브라인 전개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실 ‘트로트의 연인’의 결말은 쉽게 예측가능하다. 끼칠한 준현이 씩씩한 캔디 소녀 춘희와 사랑에 빠질 것은 자명한 일. 하지만 진부한 스토리에도 지현우, 정은지의 뻔하지 않은 연기가 극을 더욱 맛깔나게 살렸다. 여기에 트로트를 능수능란하게 소화하는 정은지의 매력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상황. 과연 유쾌함을 앞세운 ‘트로트의 연인’은 월화극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트로트의 연인’은 '동안미녀' '구미호: 여우누이뎐' 등을 집필한 오선형 작가와 '사랑을 믿어요' '솔약국집 아들들' 등을 연출한 이재상 PD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지현우, 정은지, 이세영, 신성록, 손호준, 신보라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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