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오버스러운 첫 만남이지만, 유쾌하게 그려졌다. 날개 잃은 왕자와 새로운 캔디의 뽕삘 충만 극적인 만남이 그려진 첫 회가 앞으로의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은 톱스타 장준현(지현우 분)과 소녀 가장 최춘희(정은지 분)가 지독한 악연으로 엮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라톤 선수 생활을 했던 춘희는 무능력한 아버지를 도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소녀가장. 정은지는 트로트에 의지해 힘든 생활을 이겨내는 춘희를 본인 특유의 생기 발랄한 이미지에 억척스러움을 더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캐릭터로 완성해냈다. 정은지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헬스클럽에서 도둑으로 몰려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씩씩한 모습, 또 억울한 일을 당하면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찾아나서는 똑 부러지는 모습 등으로 힘들어도 울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내는 새로운 캔디 캐릭터를 그려냈다.

또 최고의 스타 아티스트 장준현은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많이 볼 수 있었던 천상천하 유아독존 캐릭터로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잘 나가는 톱스타로 늘 거만한 모습을 보이다가 최춘희와의 만남 이후 연이은 스캔들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지며 최춘희와의 지독한 악연을 만들어갔다. 특히 전역 후 첫 작품으로 '트로트의 연인'을 선택한 지현우는 속옷 바람으로 우스꽝스럽게 넘어지거나, 기타를 치며 자기애에 젖어 슬픈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만화적으로 코믹하게 표현해내 눈길을 끌었다.
'트로트의 연인'은 트로트를 경멸하는 장준현이 무시하던 최춘희를 트로트의 여왕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미션을 받은 상황. 1회에서는 장준현이 경멸해마지 않는 최춘희를 만나 '너 때문에 내 인생이 망가졌다'고 울분을 터트리며 마무리되는 모습으로 이들이 한 팀을 이룰 수 있을지, 또 한 팀을 이뤄 어떤 성과를 이뤄낼 지 관심을 끌었다. 또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트로트 선율의 적절한 삽입과, 힘든 시간을 트로트로 이겨내는 정은지의 화려한 트로트 무대 상상신이 소소한 웃음과 볼거리를 제공하며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단순한 구성과 만화적인 흐름이 유치한 인상을 안기기도 했다. 톱스타였던 남자가 재기하기 위해 괄괄한 성격만을 지닌 한 여자를 최고의 위치에 올려놓기 위해 그를 돌보고, 사랑에 빠진다는 이 드라마는 이들이 만나는 과정을 빠른 전개로 풀어냈는데, 시청자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등장 인물들의 폭발하는 감정선이 다소 어색함을 안겼다는 평이다. 또 기획사 샤인스타의 젊은 사장 조근우로 분한 신성록의 독특한 캐릭터가 다소 튀는 듯한 인상을 안기면서, 묵직하고 통쾌하게 흘러갔던 전작 '빅맨'의 시청층을 유입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한편 '트로트의 연인'은 트로트에 모든 걸 걸고 있는 최춘희, 트로트를 경멸하는 천재 뮤지션 장준현과 마성의 옴므파탈 기획사 대표 조근우, 최춘희의 라이벌이자 미모와 실력을 겸비한 연습생 박수인(이세영 분) 등 네 남녀의 미묘한 감정선이 유쾌하게 그려질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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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