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다비드 비야(33)가 스페인 대표팀 마지막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의미있게 마감했다.
비야는 24일(한국시간) 브라질 쿠리치바의 아레나 다 바이샤다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장, 전반 36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안프란의 땅볼 크로스를 발 뒷축으로 방향만 바꿔 넣는 묘기로 간단하게 골을 터뜨린 비야는 자신의 왼쪽 가슴에 달린 스페인 대표팀 휘장에 수차례 키스를 해보이는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그동안 발렌시아, 레알 사라고사, 바르셀로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유수의 프리메라리가 클럽을 거친 비야는 이 골로 스페인 대표팀에서만 59골을 터뜨렸다.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5골로 '무적함대' 스페인의 우승을 이끈 비야는 스페인 통산 최다 득점 기록을 하나 더 늘렸다.

이번 월드컵은 비야에게는 잊을 수 없는 대회였다. 스페인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만큼 생애 마지막 월드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좀처럼 비야에게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 사이 스페인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고배를 들어야 했다. 1차전 네덜란드전에서 1-5로 충격의 참패를 기록하더니 2차전 칠레전에서는 0-2로 졌다. 비야는 두 경기 모두 벤치에서 경기를 봐야 했다.
결국 비야는 16강 탈락이 결정되고 나서야 경기에 나섰다. 이날 호주전에 선발 출장한 비야의 움직임은 가벼웠다. 현란한 드리블과 여전한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진을 여러 차례 뚫어냈다. 선제골을 올린 비야는 후반 11분 후안 마타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날 때까지 끊임없이 움직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야는 벤치로부터 교체 표시가 뜨자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스페인 대표팀으로서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비야는 벤치로 물러나서도 고개를 숙여 아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비야의 활약은 앞으로의 행보에도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비록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벗지만 선수생활은 계속 이어가는 비야다. 비야는 내년부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뉴욕 시티에서 뛰기로 결정했다. 또 비야는 이에 앞서 호주의 A리그인 멜버른 시티에서 단기 임대 신분으로 3개월 정도 약 10경기를 소화할 예정이다.
한편 스페인은 이날 비야의 선제골을 바탕으로 부담을 덜어낸 후 후반 24분 페르난도 토레스, 후안 마타의 추가점을 보태 3-0 완승을 이끌어냈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역시 16강 탈락이 확정된 호주와의 대결이라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을 건져낸 스페인이었다. 스페인은 2패 후 1승을 올려 승점 3점을 따내 이번 월드컵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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