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 코치진 대화없나?...두샤트니에 논란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4.06.24 06: 20

"러시아전처럼 열심히 하면 된다."
잔혹한 패배다. 23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린 월드컵 H조 조별리그 2차전서 알제리에 2-4의 완패를 당했다. 전반서만 3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던 한국은 만회골을 터트렸음에도 불구하고 내용까지 완벽한 패배였다.
홍명보 감독은 러시아전과 똑같은 베스트11을 들고 나왔다. 반면 알제리는 벨기에전 선발 명단서 무려 5명이 교체된 라인업을 썼다. 한국은 전반서 한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지만 알제리는 3골을 터트렸다. 특히 새로 투입된 선수들과 전반서 터트린 3골이 모두 연관이 있었다.

그러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전력 분석과 전술을 담당하고 있는 안툰 두 샤트니에 코치의 발언이다. 두 샤트니에 코치는 경기를 마친 뒤 "실점을 너무 쉽게 내줬다. 전반에 내준 실점을 보면 당연히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알제리가 공격적으로 나오리라고 알고 있었다. 16강 진출을 위해 당연했다. 상대 선수와 거리가 너무 멀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반 시작이 너무 좋지 않았다. 우리도 분명 알제리의 전술을 알고 있었다. 전반서 우리도 공격적으로 나서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선수들의 경기력에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이달 초 유럽을 오가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에 대한 분석을 했던 두 샤트니에 코치는 알제리에 대해 역습의 팀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예상은 전혀 맞지 않았다. 공격적으로 나올 것도 알고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에게는 전달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홍명보호는 그저 알제리의 공격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두 샤트니에 코치의 이야기처럼 공격할 것을 알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러시아전과 전술은 전혀 다르지 않았다.
또 알제리가 빠른 스피드를 가진 공격수들이 대거 나오는 가운데서도 선수 구성에 대한 변화는 전혀 없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동안 느린 중앙 수비진에 대한 문제점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대책이 없었다.
두 샤트니에 코치의 임무는 기존 코칭 스태프가 하지 못한 상대국의 전력 분석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두 샤트니에 코치의 역할은 전혀 성공적이지 못했다. 경기 중간이라도 변화가 있어야 했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홍명보호는 전반서만 속절없이 3실점 했다.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에 대해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함께 노력해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두 샤트니에 코치는 "이기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러시아전에서 우리는 굉장히 잘했다. 그렇게 또 하면 된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열심히 하자는 말이다. 이미 알제리전에서 러시아전과 같은 경기 운영을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마지막 벨기에전 준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똑같이 열심히 뛰면 된다는 것이다. 알제리전에서 증명된 것처럼 전술변화는 없었다. 그렇다면 두 샤트니에 코치는 한 일이 없다. 열심히 하라고 독려하는 것이라면 국내 코치들이 더 잘할 수 있다.
벨기에전은 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16강 진출의 희망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 이길 수 있는 전술을 짜야 한다. 그저 승점 1점을 따낸 러시아전처럼 하면 된다는 말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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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트알레그레(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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