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리더 부재?...손흥민, "항상 존재하는 것 아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6.24 04: 14

"흔들림을 잡아줄 선수들이 언제까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해야 한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알제리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은 너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근래 보기 드문 경기력이었다. 한국은 전반 26분 선제골을 내준 것을 포함해 전반 38분까지 3골을 허용하면서 2-4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H조 4위로 떨어져 16강 진출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게 됐다.
한국이 선제골 이후 순식간에 무너진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이끌 리더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첫 실점 이후 중앙 수비수들이 동요하면서 한국이 흔들렸고 하프타임이 될 때까지 이 흔들림을 잡아줄 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이번 한국 대표팀은 평균 연령 26.1세의 젊은 팀이다. 수비수 곽태휘(33, 알 힐랄)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은 20대다. 게다가 곽태휘마저 베스트 11에 포함되지 않는 까닭에 그라운드 내에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극히 적다.
손흥민(22, 레버쿠젠)도 그런 모습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매번 그라운드의 리더가 있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우리가 어린 팀이고, 월드컵에 첫 출전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라 위기 상황에서 흔들리는 모습이 없지 않아 있었다"고 밝힌 손흥민은 "하지만 그런 흔들림을 잡아줄 선수들이 언제까지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이 강조하던 모든 선수의 리더화와 일맥상통하는 발언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그라운드의 리더가 없다는 지적에 "경기장 안 역할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는 당사자인 선수들이 판단을 내려야 한다. 팀이 흔들릴 때 한 선수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그런 역할은 각자의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야만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결국 알제리와 경기의 전반전에서 크게 흔들린 모습은 선수 한 두명이 없어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모든 선수들이 잘했어야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알제리와 전반전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많이 했다. 처음부터 집중하고 경기장에 들어갔어야 한다"며 첫 걸음을 잘못 내딛은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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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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