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사령탑의 사려 깊지 못한 무관심 속에 공격수 다비드 비야(33)가 씁쓸하게 스페인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비야는 24일(한국시간) 브라질 쿠리치바의 아레나 다 바이샤다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선발 출장, 전반 36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안프란의 땅볼 크로스를 발 뒷축으로 방향만 바꿔 넣는 묘기로 간단하게 골을 터뜨린 비야는 자신의 왼쪽 가슴에 달린 스페인 대표팀 휘장에 수차례 키스를 해보이는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비야는 이 골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스페인 대표팀 역대 골 기록을 '59'로 늘렸다. 스페인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에서 득점,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비록 스페인이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신 상태지만 비야의 고별 경기로는 더 없이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나 비야는 얼마 후 고개를 숙여야 했다. 후반 11분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이 비야를 빼고 후안 마타를 투입했기 때문이다. 비야는 경기장을 걸어나오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어 아쉬움을 숨기지 못한 채 벤치에 앉아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델 보스케 감독은 경기 후 "다비드 비야가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는 것을 몰랐다"고 밝혀 주위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이어 델 보스케 감독은 "그가 화가 났을 것이다. 이해한다"면서 "미드필드에서 스피드를 올릴 필요가 있어 마타를 내보내기로 결정했고 비야와 교체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스페인 언론은 "델 보스케 감독의 이 실수 때문에 60호골을 찍으려는 비야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면서 "비야는 눈물을 흘리며 벤치에 앉아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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