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은 하겠어".
한화 김응룡 감독은 지난 23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직접 외야에 위치한 불펜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대체 외국인 투수 라이언 타투스코(29)가 첫 불펜피칭을 가졌는데 이를 두 눈으로 자세히 보기 위함이었다. 이날 타투스코는 김응룡 감독과 정민철 투수코치가 보는 앞에서 30개의 공을 던지며 26일 대전 롯데전 선발등판을 준비했다.
타투스코의 불펜피칭을 본 김응룡 감독의 느낌은 과연 어떠했을까. 사실 김 감독은 지난 21일 타투스코가 선수단 훈련 첫 날 외야에서 캐치볼하는 모습을 보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타투스코가 사이드암 비슷하게 팔을 눕혀서 던지는 것을 보고는 "왜 저렇게 팔을 내려서 던지나?"라고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불펜피칭을 직접 보곤 안심이 되는 모양이었다. 김 감독은 "괜찮다. 캐치볼할 때보다 팔을 더 올려서 던지더라. 다 좋아 보인다"며 "10승도 할 수 있겠어"라고 농담 비슷한 한 마디를 툭 던졌다. 현실적으로 시즌 도중 들어온 타투스코가 10승을 하기는 불가능하지만 10승 투수의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날 처음 타투스코의 공을 받아본 한화 포수 정범모는 "데니 바티스타 만큼은 아니지만 타투스코 역시 공이 빨랐다. 구위에 힘있게 느껴졌다"며 "볼끝에 움직임이 많더라. 똑바로 오는 공이 거의 없었다. 양쪽 방향으로 모두 휘어진다. 타투스코의 공을 받기가 쉽지 않다. 내가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투스코 본인도 만족스러운 눈치였다. 그는 "불펜피칭을 잘했다. (정민철) 투수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도움을 받았다"며 "한국 공인구가 미국 것보다 작아서 손에 잘 잡히더라. 빠른 공 던질 때 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공의 표면은 큰 차이를 못 느끼겠다"는 말로 벌써 공인구 적응이 완료된 듯하다.
타투스코는 미국에서 투피치 투수로 평가받았다. 패스트볼-슬라이더 위주로 던지는 투수로 알려졌다. 이날 불펜피칭에서는 투심·커터 등 패스트볼 계열에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변화구도 모두 시험해봤다. 정범모는 "타투스코 본인은 커브라고 말하는데 슬라이더처럼 빠르게 떨어지는 게 좋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6일 대전 롯데전에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갖는 타투스코는 "선발등판에 맞춰 준비를 잘 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선발로 계속 던졌기 때문에 몸 상태는 문제 없다. 하루빨리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고 한국프로야구 데뷔를 고대했다. 김응룡 감독을 비롯해 한화 모든 관계자들의 큰 기대감 속에 타투스코가 개봉박두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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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