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을 때 맞더라도 후회없이 던져보겠다".
한화 고졸 신인 우완 조영우(19)가 프로 데뷔 첫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조영우는 24일 대전구장에서 치러지는 롯데와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예고됐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한화는 최근 1군에 올라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유망주 조영우에게 파격적인 선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제주고 출신으로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5번 전체 47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조영우는 지난해 고교 고의 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 수상자였다. 투타 모두 재능을 보였는데 한화 입단 후 투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적응하며 2군 퓨처스에서 선발투수 수업을 받았다.

지난 11일 1군에 올라온 조영우는 이후 3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김응룡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3경기에서 5이닝을 던지며 안타 7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지만, 탈삼진 4개 포함 2실점으로 막고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중이다. 지난 주말부터 김응룡 감독은 "조영우를 선발로 써볼까 한다"고 의중을 내비쳤다.
선발등판 소식을 접한 조영우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맞을 때 맞더라도 후회없이 던져보겠다. 아직 1군에서 선발 경험이 없기 때문에 부딪쳐봐야 알 것 같다. 내가 가진 능력을 모두 보여주도 싶다. 2군에서 선발로 많이 던졌기 때문에 몸 컨디션도 문제없다"고 데뷔 첫 선발등판에 대한 설렘을 드러냈다.
조영우는 2군 퓨처스에서 10경기에 나와 3승 평균자책점 3.54 안정감을 보였다. 선발 7경기 중 3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했다. 갈수록 투구 내용이 좋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는 "프로에서 체계적인 훈련으로 투수의 몸을 만든 것 같다. 처음에는 세게만 던지려 했는데 이제는 조금씩 힘을 빼려 한다"고 했다.
조영우는 구속이 140km 안팎으로 빠르지 않지만 와일드한 폼에서 내리꽂는 투구 각도가 좋고, 커브처럼 잘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일품이다. 그는 "구속보다 밸런스와 제구 위주로 던지려 한다. 구속은 최고 144km까지 던질 수 있지만 70~80% 힘이라도 낮게 던지는 게 우선이다. 스피드보다는 볼끝이 중요하다"고 했다.
올해 고졸 신인으로 선발등판한 투수는 임지섭(LG) 하영민(넥센)이있다. 임지섭은 제주고를 같이 나온 동기이며 하영민은 어릴 적부터 함께한 친구. 조영우는 "친구들이 잘 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 뿐만 아니라 나와 관계있는 모든 친구들이 프로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며 선의의 경쟁을 기대했다.
한화는 선발 로테이션 구멍으로 신인에게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했다. 하지만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조영우가 한화 선발진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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