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아이콘 본색을 되찾고 있다. LG 토종 에이스 류제국(31)이 시즌 첫 연승과 함께 본격적인 승수 쌓기를 시작했다.
류제국은 지난 23일 대전 한화전에서 올 시즌 최고 투구를 펼쳤다. 개인 최다 7이닝을 던지며 1피안타 5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LG의 4-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3승(3패)을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5점대(5.03)에서 4점대(4.68)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류제국은 지난 10일 잠실 롯데전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 17일 잠실 두산전 6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5탈삼진 3실점에 이어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했다. 시즌 첫 3경기 연속 기록. 여기에 첫 연승에도 성공하며 분위기를 탔다.

류제국은 지난해 20경기에서 12승2패 평균자책점 3.87로 활약하며 LG 승리아이콘으로 통했다. 국내 데뷔 첫 해부터 당당히 승률왕(.857)에 오르며 LG가 2위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올해 13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4.68에 그치며 작년 모습이 사라졌다.
시즌 첫 승도 지난달 23일 문학 SK전에서야 신고했다. 첫 8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만 안았을 뿐 평균자책점 4.53으로 고전했다. 승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류제국의 투구 자체도 압도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근 3경기에서 점점 더 나아지는 투구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기억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한화전에서 류제국은 이상적인 투구를 했다. 제구가 흔들려 5개의 볼넷을 준 게 아쉬웠지만 140km대 초반의 직구로도 10개의 땅볼 아웃을 유도하며 손쉽게 투구했다. 볼끝 변화가 많은 투심,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으로 한화 타자들의 타이밍 빼앗았다. 최고 144km였지만 과감한 직구 위주 승부도 돋보였다.
류제국은 "밸런스가 올라오고 있다. 체중이 빠지다 보니 팔 넘어가는 게 편해졌다"며 "땅볼 비율이 높다는 점이 긍정적이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지난해 좋았을 때 투구 밸런스가 살아나며 내야 땅볼로 맞혀잡는 피칭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한화전에서도 병살타 2개 포함 땅볼아웃을 10개나 유도하며 쉽게 풀었다.
사실 올해 류제국의 승수 페이스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지난해 5월 중순부터 1군에 합류한 류제국이 3승을 거뒀을 때가 6월29일이었다. 7월 이후에만 12경기에서 무려 9승을 쓸어담는 등 무서운 승률을 자랑했다. 올해는 시즌 처음부터 뛰었지만, 지난해보다 빠른 날짜에 3승했다. '승리 아이콘' 류제국의 시즌2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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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