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코스에 공을 넣을 수 있는 제구력. 그리고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와 성실함. 두산 베어스의 선택은 서울고 우완투수 남경호(18)였다. 23일 발표된 각 팀의 1차지명 결과 남경호는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남경호는 “1차지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하지는 않았는데, 지명되어 기쁘다. (장)현식이 형이나 최형록 선배님 등 많은 분들이 축하한다고 해주셨다“고 소감을 밝혔다. NC에 몸담다 지금은 경찰청에 있는 장현식은 남경호의 서울고 선배고, 앞으로 두산에서 함께 생활하게 될 최형록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와 두산에 입단하기 전 서울고에서 남경호와 함께 훈련했던 인연이 있다.
올해 구속이 최고 144km까지 나왔지만, 남경호의 장점은 제구력이다. 지난해 23이닝 동안 허용한 볼넷 19개였으나, 부단한 노력으로 제구 교정에 성공해 올해는 37이닝을 책임지며 볼넷을 7개만 허용했다. 남경호도 자신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제구가 낮게 되어 장타를 많이 주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두산도 남경호의 제구력과 성실함에 매료됐다. 두산의 이복근 스카우트 팀장은 “남경호는 지난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투수인데 계속 좋아지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선수들은 기복이 심했는데, 남경호는 꾸준히 발전했다. 미래의 선발감이라 생각했다”며 남경호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보완하고 싶은 점은 팔 스윙이다. 남경호는 “던질 때 팔 스윙에 대한 지적을 많이 받는다. 스윙이 부드러워졌으면 좋겠다”는 말로 변화를 주고 싶은 부분을 이야기했다. 이복근 팀장은 남경호를 1군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2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는데, 이 기간 안에 남경호의 팔 스윙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닮고 싶은 선수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유격수 이마미야 겐타다. 투수가 유격수를 동경하는 것이 의외일 수 있으나, 이마미야는 고교 시절 고시엔 대회에서 마운드에 올랐던 선수다. “공 하나에 혼을 넣어 던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 이마미야를 본 남경호의 생각이다.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부상 없고 꾸준하고 싶은 것이 곧 프로에 입문할 남경호의 바람이다. "꾸준한 선수가 되겠다는 것이 목표이자 각오다. 아직 부족하지만 선배님들께 많이 배우고 실력을 쌓아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로 남경호는 다부진 각오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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