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미국이 최종전을 앞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일종의 ‘승부 담합설’이다. 그러나 독일 측은 “이기기 위해 뛸 것”이라며 이런 세간의 시선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독일과 미국은 오는 27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부터 조별리그 G조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현재 두 팀은 나란히 1승1무(승점 4점)를 기록해 득실차에서 1·2위를 기록하고 있다. 두 팀이 16강에 진출하기 위한 필요 승점은 단 1점이다. 같은 시간 경기를 펼치는 포르투갈과 가나의 승점이 1점에 불과해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때문에 담합설이 나오고 있다. 두 팀 모두 급할 것이 없는 상황 때문이다. 미국은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조 1위까지 내다볼 수 있다. 다만 상대가 조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는 독일이다. 확률은 어쩔 수 없이 떨어진다. 때문에 안전하게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다. 독일은 더 급할 게 없다. 지지만 않으면 포르투갈전에서 벌어놓은 넉넉한 득실차와 함께 조 1위가 확정된다. 두 팀이 ‘비기기 게임’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실제 독일은 그런 역사가 있다. 1982년 스페인 대회 때였다. 당시 서독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알제리에 졌다. 칠레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 이겼으나 오스트리아와의 최종전이 논란이 됐다. 당시 오스트리아는 이미 2승을 거둔 상황이었고 크게 패하지만 않으면 2위는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서독이 선제골을 터뜨린 후 경기는 ‘공격 의사가 없는’ 흐름으로 흘러가며 서독과 오스트리아가 1·2위로 토너먼트에 나갔다. 반면 끝까지 최선을 다한 알제리는 똑같은 2승1패를 기록하고도 탈락의 쓴맛을 봤다. 전 세계 언론들이 “승부조작”이라며 흥분했다.
공교롭게도 미국 대표팀의 사령탑은 독일의 간판 공격수 출신인 위르겐 클린스만이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경력도 있다. 당시 수석코치로 클린스만의 전술 틀을 만든 인물이 바로 현 독일 대표팀의 감독인 요하힘 뢰브다. 포르투갈이나 가나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게 독일의 확고한 의지다. 한스-디터 플릭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는 24일 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질문에 “그것에 대해서는 명백히 부인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는 시작됐다. 우리는 무승부가 아닌, 이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원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주축 수비수 마츠 후멜스 역시 “그것은 매우 비스포츠적인 행위다. 경기장에 서 있는 모든 선수들은 그런 우스꽝스러운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분명 승리를 위해 뛸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는 불공평한 일이 될 수 있다”고 부인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이기기 위해 뛰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두 팀이 그 약속을 충실히 이행할지에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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