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매년 굳건하고, NC 다이노스도 시즌의 절반이 지난 시점까지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5위 이하 팀과 큰 차이를 보이는 이들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기정사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2강 구도가 최근 들어 3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3위 넥센 히어로즈가 4연승으로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특히 24일에는 9회말 삼성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고 승리하며 삼성의 7연승을 끊어내기도 했다. 2강을 위협할 강력한 다크호스다.
이제 넥센과 선두 삼성의 승차는 6.5경기다. 투타에 걸쳐 균형이 잡힌 삼성의 전력을 감안할 때 추격하기 쉽지 않은 차이다. 하지만 NC는 2.5경기로 사정권에 있다. 앞으로의 맞대결 전적에서 우위를 점하면 충분히 추격이 가능한 정도의 차이다.

넥센의 강점은 역시 장타력이다. 넥센은 팀 홈런 93개로 2위인 삼성에 16개나 앞서 있다. 그리고 앤디 밴헤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 세이브 19개로 1위인 마무리 손승락은 불안하지만, 홀드 17개로 1위인 한현희는 6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안정된 피칭을 하고 있다. 마운드 전체가 좋지는 않지만,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투수가 있다는 점은 넥센의 장점이다.
넥센이 4연승을 하는 기간 동안 4위 팀들이 부진했던 것도 최근의 상위권이 3강으로 재편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두산은 지난 주말 3연전에서 KIA에 스윕을 당하는 5연패 과정에서 롯데에 4위를 내줬다. 휴식기에 어부지리로 4위가 된 롯데도 휴식 후 첫 경기에서 한화를 만나 김태균의 끝내기 홈런에 역전패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3위와 4위의 승차는 4.5경기가 됐다. 이번 주중 3연전을 맞이하며 롯데는 최하위 한화와, 넥센은 선두 삼성과 대결하게 되어 롯데는 3위와의 승차를 줄일 기회라고 판단했지만, 우선 첫 경기는 생각과 반대로 전개됐다. 오히려 5위 두산과의 승차만 0.5경기로 줄었다.
3위와 4위의 승차는 4위와 7위 SK의 승차와도 같다. 롯데가 넥센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SK도 롯데를 추격할 수 있다. 두산은 이미 턱밑에 있고, 4연승이 끊기기는 했지만 양현종-데니스 홀튼이라는 원투펀치를 보유한 KIA도 3경기차로 롯데를 따라오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치열해 보이는 것은 4위 경쟁이다. 상위권은 이제 2강이라 보기는 어렵다. 사실상 3강이 됐다. 선두 삼성과 2위 NC의 승차(4경기)가 커 보이는 이들에게는 지금의 그림이 3강도 아닌 삼성의 독주체제다. 분명한 것은 꽤나 오래 지속됐던 삼성과 NC의 2강 구도에는 서서히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