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 곽태휘(33, 알 힐랄)가 흔들리는 후배들을 위해 쓴 소리를 했다. 사실상 생애 마지막 월드컵에 참가하고 있는 곽태휘의 일갈이 젊은 선수들의 흔들림을 잡을 수 있을까.
평균 연령 26.1세.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그라운드 내의 리더가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알제리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선제 실점을 한 이후 무너지며 전반전에만 3골을 허용하는 일이 벌어졌다.
알제리전에서의 무너짐은 정신적인 충격 때문이었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프타임을 이용해 무너진 정신을 추스린 한국은 후반 들어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이며 0-3이던 스코어를 2-4로 바꾸었다. 패배는 했지만 문제점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패배의 후유증은 컸다. 러시아와 1차전에서 자신감을 가졌던 선수들의 모습은 없었다. 지난 24일 포스 두 이구아수에서 실시한 회복 훈련에서도 알제리전에서 선발로 나섰던 11명은 웃음기 없이 고개를 숙이고 훈련에 매진했다. 자신감까지 사리진 듯 했다.
이 때 최고참이 나섰다. 대표팀의 유일한 30대이자 맏형인 곽태휘가 훈련을 마친 후 선수들을 불러 모아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평소 주장인 구자철(25, 마인츠)가 훈련 후 이야기를 전달하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번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지는 못하지만 최고참으로서 쓴 소리를 해 선수단의 분위기를 바꾸려는 것이었다.
훈련 후 만난 곽태휘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남은 경기가 있고 응원하는 팬들이 있으니 결과로 보여주자고 말했다. 선배들이 말해도 정신을 바꿔야 하는 것은 선수 자신이다. 선수들이 (내 말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 된 점들을 말해주면서 일깨워 주면 도움이 될 것이다"며 흔들림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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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