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한화는 지난 24일 대전 롯데전에서 9회말 김태균의 극적인 역전 투런 홈런으로 6-5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최근 2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김태균이 승리의 영웅으로 떠올랐지만 점수차가 벌어지게 않게끔 버텨준 투수들의 이어던지기를 빼놓을 수 없었다.
이날 한화는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은 투수들로 경기를 운용했다. 선발 조영우는 프로 데뷔 첫 선발등판을 가진 고졸 신인이었고, 김기현도 신고선수 출신으로 이달에야 프로 데뷔 등판을 가졌다. 언더핸드 정대훈, 좌완 마일영도 필승조 투수들은 아니다. 8~9회를 책임진 윤근영이 필승조에 가깝지만 동점이거나 근소할 때에도 자주 나왔다.

그런데 이들이 롯데 타선을 5점으로 묶었다. 선발 조영우는 3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3점이었지만 피하지 않고 공격적인 투구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고 143km 직구와 낙차 크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투구수 50개가 넘긴 뒤 힘이 떨어졌지만 첫 선발치곤 성공적이었다.
끝내기 홈런 주인공 김태균도 "영우가 프로 첫 선발인데도 크게 긴장하는 티를 내지 않고 자신있게 던지더라. 앞으로 충분히 좋은 투수 재목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단순히 공이 빠르다고 해서 좋은 투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만의 마인드가 있는 것 같다. 자신잇는 모습이 보기 좋아보였다"고 어린 후배를 칭찬했다.
조영우 이후에는 좌완 김기현이 최준석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하나 맞았지만 정교한 제구를 바탕으로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냈다. 이어 언더핸드 정대훈이 1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버텼고, 마일영도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역투했다. 8~9회에는 윤근영이 2이닝 1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
김태균은 "경기 후반 (정)근우와도 '이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지고 있어도 왠지 질 것 같지 않았다.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며 "투수들이 잘 막아줬기 때문이었다. 우리 타선이 조금만 더 힘을 내주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봤다. 투수들이 잘 버텨준 덕분에 역전승이 가능했다"고 투수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한화는 윤근영을 제외하면 추격조 투수들로 마운드를 운용했지만 짜릿한 끝내기로 이겼다. 에이스 선발 카드와 마무리 윤규진을 아끼며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다. 추격조 투수들의 분전이 밑바탕됐기에 이날 승리는 두 배의 값어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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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우-김기현-정대훈-마일영.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