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10구단 144경기 체제, 아직 시기상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6.25 06: 41

내년부터 프로야구는 10구단 체제가 된다. 그에 따른 제도적 변화가 불가피한데 가장 눈여겨봐야 할 변화는 페넌트레이스 경기수가 될 전망이다.
현재 9개 구단 체제에서 프로야구는 팀당 128경기로 치러지고 있다. 8개 구단 시절에는 팀당 126경기부터 최대 133경기가 열렸다. 10개 구단 체제에서는 팀간 16경기씩 치르는 144경기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경기수가 늘어나면 관중 입장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단이나 보다 많은 경기를 보고픈 팬들에게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144경기 체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야구 해설가는 "내년부터 당장 144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높은데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구단과 팬들은 좋을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인 리그의 질적 하락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신생팀 창단에 따라 과도기가 3년 정도 걸릴텐테 무턱대고 경기수를 늘리면 야구 수준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실제로 올해 프로야구는 타고투저 흐름으로 리그의 질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리그 평균자책점(5.33), 타율(.290) 모두 역대 최고 수치로 기록을 쓰고 있다. 예상 가능한 적정 범위의 수준을 넘어섰다. 9~10구단 신생팀 창단으로 각 팀의 선수층이 얕아졌고, 리그 자체가 과도기를 보내고 있는 과정에 있다.
9구단 128경기 체제에서도 이런데 당장 내년부터 10구단 144경기 체제가 된다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이 해설가는 "문제가 닥치기 전 미리 예상을 하고 그에 따른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게 전문가들의 역할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을 게 아니라 야구의 미래를 생각해서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당장 144경기를 하는 것보다 과도기 가기 전까지는 135경기가 적절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리그 수준이 하루 아침에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몇 년간 꾸준히 누적되는 것인데 당장 큰 변화를 주는 것은 무리다. 중요한 건 수준 높은 야구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과도기 동안 1군 엔트리 숫자를 더 늘리거나 외국인선수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리 선수층이 미국이나 일본과 비교될 정도는 아니지 않은가. KBO와 구단들이 잘 생각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운영하고 직접 뛰는 선수들도 144경기 체제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 한다. 한 감독은 "144경기가 되기 전 1군 엔트리를 늘리는 것이 우선이다. 선수층, 투수력을 생각하면 144경기보다 135경기가 가장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냈다. 팀간 15차전씩 135경기 체제라면 부담이 덜하다. 선수들은 "더욱 풍성한 기록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걱정도 내비쳤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162경기, 일본프로야구는 144경기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한국도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144경기 체제가 이상적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144경기 체제 도입은 위험 부담이 큰 무리수가 될 수 있다. 현장의 야구인들이 144경기 체제 시기상조론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KBO 실행위원회와 이사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궁금하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