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路] 축구 인생까지 걸은 한국영, 벨기에와 중원 싸움에 도전장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6.25 05: 45

한국영(24, 가시와 레이솔)의 각오가 비장하다. 자신의 축구 인생까지 걸은 한국영이 벨기에와 중원 싸움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영이라는 이름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 들어서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물론 2012 런던 올림픽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한국영은 축구팬이 아닌 일반인들이라면 쉽게 알 수 있었던 이름은 아니다. 하지만 이름은 이름에 불과하다. 한국영은 한국 축구대표팀의 주축으로, 중원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영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알제리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로 패배했기 때문이다. 한국이 4골이나 실점한 만큼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되고 있는 한국영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4일 포스 두 이구아수에 위치한 페드로 바소 경기장서 만난 한국영은 "바보 같은 경기였다. 그런 경기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감을 느기고 있다. 후회스럽기도 하고, 그렇게밖에 하지 못한 내 자신이 원망스럽다"며 눈시울이 붉어질 정도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알제리전으로 한국영은 천국에서 지옥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와 1차전에서 타이트한 수비과 패스의 길목을 차단하는 능력을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해 찬사를 받았던 한국영은 알제리전에서의 허용한 4골로 인해 비난을 받는 대상 중 한 명이 되고 말았다. 한국영조차 "축구 인생에 그런 축구를 해본 적이 있나 할 정도로 당황스럽다. 잠도 자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언제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을 수는 없다. 알제리전은 마지막 경기가 아니다. 오는 27일 벨기에와 3차전이 남았다. 벨기에전서 이긴다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존재한다. 한국영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이를 악물고 다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영은 "이대로 한국에 돌아가면 후회스러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브라질에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면서 "가능성이 0.1%라도 남아 있다면 도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난을 하시는 국민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는 찬스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오는 대단했다. 자신의 축구 인생을 걸 정도다. 평생을 돌이켜 볼 미련을 브라질에 남기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강하기 때문이다.
"벨기에전이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경기라고 해도 상관이 없을 정도다"고 밝힌 한국영은 "벨기에전서 큰 부상을 당해도 난 상관이 없다. 그저 마지막까지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고 싶다. 미련을 남기고 싶지 않다. 내게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는 생각도 든다. 운동장에서 기어서 나온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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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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