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조] 위기의 홍명보호, 노련한 ‘베테랑 부재’ 아쉽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6.25 07: 35

팀에 구심점이 될 만한 베테랑 선수가 없다.
축구국가대표팀이 마지막 결전에 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은 오는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H조 최강 벨기에를 상대한다. 1무 1패의 한국은 물러설 곳이 없다. 가장 강한 상대를 크게 이겨야 실낱같은 희망을 볼 수 있는 암담한 상황이다.
알제리전 대패로 국민들의 희망은 절망이 됐다. 특히 수비실수로 전반전에만 세 골을 허용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후반전 한국은 손흥민과 구자철이 두 골을 만회했지만 2-4로 대패하고 말았다. 전반전 한국이 보여준 모습은 한마디로 ‘얼’이 빠져있었다. 수비수 숫자가 더 많았음에도 알제리 공격수의 개인기에 우왕좌왕했다. 상대 세트피스에 선수를 놓치기 일쑤였다. 특히 2분 만에 두 골을 먹으면서 ‘패닉상태’가 왔다. 절체절명 위기에서 빨리 팀을 잡아줄 베테랑의 존재가 아쉬웠다.

현재 대표팀에는 베테랑이 없다. 공격수 박주영(29, 아스날)은 본인의 공격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다. 정성룡(29, 수원)도 마찬가지다. 뜻하지 않은 연속실점이 이어지면서 정성룡도 실수가 나오고 있다. 둘은 베스트11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었다. 그런 공수의 축이 함께 무너지면서 다른 젊은 선수들도 영향을 받았다. 선수들이 믿고 의지할 선수가 없었다.
지난 1월 ‘박지성 복귀설’이 한창 대표팀을 흔들었다. 박지성의 무릎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다만 위기 상황에서 후배들이 믿고 의지할 리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됐던 것. 박지성은 굳이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존재만으로 후배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다. 홍명보 감독이 직접 네덜란드까지 날아가 그의 대표팀 복귀여부를 확인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에게 박지성의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공격수’ 박주영 만큼이나 ‘리더’ 박주영도 실망스럽다. 결정적인 순간 후배들을 강하게 리드하는 박주영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유일한 30대 곽태휘(33, 알 힐랄)가 알제리전 대패 후 후배들을 독려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그는 필드 위에서 직접 후배들을 이끄는 주전은 아니기 때문이다. 베테랑의 중요성을 간과한 홍명보 감독이 지나치게 어린 선수 위주로 선발을 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클린트 뎀프시(31, 시애틀),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벤(30, 바이에른 뮌헨),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35, 유벤투스) 등 30줄을 넘겼지만 탁월한 기량으로 팀을 이끄는 선수들은 많다. 2002년 ‘주장’ 홍명보도 그런 존재였다. 하지만 이제 한국에 그런 선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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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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