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안보겸 인턴기자] 4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배우 장서희의 복귀작으로 시작 전부터 화제를 모았던 KBS 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극본 황순영 연출 곽기원, 백상훈). 첫방송에서는 전국 시청률 15.3%(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장서희 파워’를 여과없이 보여주더니, 지난 24일 방송에서는 ‘신개념 복수’를 꿈꾸는 치명적인 ‘이채영의 마력’을 발산하며 극의 깊이를 더했다.
이채영은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뻐꾸지 둥지’에서 복수를 위해 연희(장서희 분)의 남편 병국(황동주 분)은 물론 연희의 아버지 백철(임채무 분)에게까지 유혹의 손길을 뻗친 화영 역으로 분했다.
동주를 유혹하는데 성공한 화영은 더욱 대담한 방법으로 동주의 마음을 뒤흔들며 그의 숨통을 틀어쥐기 시작했다. 연희와 함께 있던 병국을 찾아간 화영은 연희에게 “언니 조심해요. 뺏고 싶을 정도로 남편이 멋있다”고 말하며 병국을 당황케 했다. 이에 화가 난 병국은 화영에게 “이러지 말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병국은 이내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연희와는 다른 도도한 매력의 소유자인 화영에게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만다.

화영의 어머니 추자(박준금 분)와 외삼촌 찬식(전노민 분)은 화영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는 병국이 바로 화영이 몇 년 전 대리모로 아이를 낳아준 집안의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더 충격을 받게 된다. 이에 추자는 화영을 말리기 위해 통화를 시도하지만 화영은 매몰차게 전화를 끊는다.
화영과 병국의 불륜관계는 회사 내의 공공연한 비밀이 됐고, 이 사실은 성빈(김경남 분)의 귀에 까지 들어가게 된다. 분노한 성빈은 애써 화를 참으며 연희에게 “남편이 회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말했고, 연희는 “무슨 말이냐”며 다그쳤지만 끝내 대답을 듣지 못 했다. 이날 연희는 병국의 고모 진숙(지수원 분)에게서도 “병국이 평소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어 남편 병국을 향한 의심을 서서히 키워나갔다.
화영의 유혹에 무기력하게 무너진 건 병국뿐만이 아니었다. 연희의 아버지 백철 역시 화영의 유혹에 맥없이 넘어갔다. 자신의 회사로 찾아온 연희의 어머니(엄유신 분)에게 가족외식을 제안했지만, 화영의 전화를 받고 이내 외식을 취소했다. 그리고는 은밀한 장소에서 화영을 기다리며 밀회를 즐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백철의 모습은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주며, 앞으로 화영의 복수가 어디까지 이어질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연희의 모든 것을 파멸시키려는 화영, 그리고 아무 것도 모른 채 복수의 희생양이 되어가고 있는 연희의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시청자의 극 몰입도를 높였다.
의도적으로 대리모가 돼 연희에게 자신의 아이를 안겨줬던 화영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주인공을 파멸시키기 위해 그의 배우자를 뺏었던 기존의 ‘평범한 복수극’은 주인공의 아버지에게까지 손길을 뻗치는 화영에 의해 한 단계 진화된 형태의 복수극으로 재탄생 되고 있다. 화영이 펼쳐나갈 치명적인 복수가 기존의 천편일률적이었던 복수극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단비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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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