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코미디 프로그램은 KBS 2TV ‘개그콘서트’만 있는 게 아니다. MBC 새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의 길’에 출연 중인 코미디언들이 오랜 침체에 빠진 MBC 코미디를 살리기 위해 팔을 걷어올렸다. 이들은 심야 시간대 변경의 바람과 함께 신선한 코미디와 스타를 만들 수 있는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겠다고 각오를 불태우고 있다.
‘코미디의 길’ 연출자인 최원석 PD와 이 프로그램에서 동명의 코너를 이끌고 있는 이홍렬과 김용재, MBC 코미디언 오정태와 홍가람은 25일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코미디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는 의미로, 기존 프로그램의 포맷 자체를 과감하게 바꿔서 현재 방송 중이다. 공개와 비공개 콩트를 혼합한 구성으로 이홍렬이 출연하는 다큐 코미디 코너 ‘코미디의 길’이 대표적인 코너다. 현재 월요일 오전 0시 5분에 전파를 타고 있다. 전작인 ‘코미디에 빠지다’ 역시 이 시간대에서 고전했다.

이날 코미디언들은 늦은 시간대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홍렬은 방송 시간대가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 이 시간대만 아니면 좋을 것 같다. 이 시간대는 일단 졸립기 때문에 방송 자체가 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홍렬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김용재는 “평일 11시대를 원한다”면서 “11시대가 안된다면 차라리 일요일보다는 토요일을 원한다. 일요일은 아무래도 월요일 출근이 걱정되지 않겠느냐”고 바람을 나타냈다. 오정태 역시 “시간대를 바꿔달라”고 부탁했다.
최원석 PD는 “전체 시청률이 낮은 시간대에 배치된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콘텐츠의 자신이 없어서 반성하고 있는 면이 있다”면서 “회사에서 지금 이 시간대를 준 것은 이유가 있을 거다. 그 시간대라도 화제가 되면 다른 시간대로 변경되는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시간대와 함께 이홍렬은 스타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홍렬은 “코미디는 크게 차이가 없는데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우리는 스타 발굴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냉철하게 분석했다.
그는 “‘개그콘서트’나 ‘코미디의 길’에 출연하는 개그맨 모두 다 사랑하는 내 후배”라면서도 “나와 함께 하는 후배인 만큼 힘을 실어주고 싶다. 코미디는 크게 차이가 없는데,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고 낮은 지명도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이홍렬은 “지명도 있는 사람들이 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개그콘서트'는 스타성 있는 후배들이 많다. 우리는 스타 발굴이 시급하다고 본다. 개그 본연은 변함이 없다”고 스타 발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가람 역시 “사람들이 메이커(개그콘서트)에 익숙하니까 메이커를 사게 된다”면서 “선입견 없이 순수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정통 코미디 안에 이홍렬 선배님과 젊은 후배들이 기운을 넣어서 새로운 코미디를 만들겠다. 편견 없이 봐달라”고 당부했다. 오정태는 “개그를 안 쉬고 꾸준히 했는데 요즘 왜 TV 안 나오냐는 말을 듣는다”면서 “개그맨으로서 화제를 일으키고 싶다”고 꿈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간대 변경과 스타 발굴과 함께 ‘코미디의 길’에 필요한 것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재미. 기본적으로 코미디 프로그램은 웃겨야 한다는 것. 최원석 PD는 “파격적이고 신선한 재미를 만들기 위해 매일 회의를 하고 있다”면서 “‘개그콘서트’가 우리나라 코미디 발전에 기여를 했지만, 동시에 코미디 프로그램을 획일화하게 했다. 우리는 조금 다른 웃음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신선하고 파격적인 재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jmpyo@osen.co.kr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