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뚝이 인생' 배영수의 120승 더욱 값진 이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6.25 21: 36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삼성)가 역대 12번째 개인 통산 120승 고지를 밟았다. 배영수는 25일 대구 넥센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3실점(5피안타(2피홈런) 2볼넷 7탈삼진) 완투하며 개인 통산 120승을 달성했다. 4전5기 끝에 거둔 값진 승리. 삼성 타선은 장단 20안타를 터트리는 화끈한 공격 지원을 펼치며 배영수의 대기록 달성에 힘을 보탰다.
배영수의 야구 인생은 오뚝이와 비슷하다. 경북고 출신 배영수는 2000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 들었다. 데뷔 첫해 승리없이 2패(평균 자책점 6.75)에 머물렀던 배영수는 이듬해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고 2003년부터 3년 연속 10승 사냥에 성공했다. 특히 2004년 데뷔 첫 다승왕 타이틀을 품에 안으며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동시 석권하며 손민한, 박명환(이상 NC)과 더불어 우완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했다.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에 큰 공을 세웠던 배영수는 2007년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 배영수의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지금껏 봤던 환자 가운데 가장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했을 만큼 상태가 심각했다. 수술 이후 150km를 넘나들던 직구 스피드가 140km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제 한 물 갔다' 또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등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2009년 1승 12패(평균자책점 7.26)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 된 그는 현역 은퇴를 심각히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로 무너질 순 없었다. 배영수는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며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2010년과 2011년 6승을 거둔 배영수는 2012년 7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고 지난해 생애 두 번째 다승왕에 등극하기도 했다.
배영수에게 120승 달성은 자신만의 목표를 향한 과정에 불과하다. 그는 "선발 투수로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은퇴 전까지 3000이닝을 소화하는 게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수 차례 위기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재기에 성공한 배영수. 그의 야구 인생은 이제 5회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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