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년차 내야수 신본기(25)가 3할 유격수 문규현의 부상 공백을 지웠다. 결정적인 적시타 2방 포함 3안타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끈 것이다.
신본기는 2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원정경기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4일 한화전에서 주전 유격수 문규현이 6회 번트 과정에서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강타당하며 골절이 돼 이날 수술을 받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재활에만 약 2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체자로 기대를 모은 박기혁은 최근 2군에서 이두박근 통증을 호소하며 3군에 내려간 상황. 롯데 김시진 감독은 "당분간 신본기가 유격수로 나설 것"이라며 그에게 기대를 걸었다. 지난해 주전급 유격수로 활약한 경험도 있다.

올 시즌 신본기는 문규현을 뒷받침하는 백업 역할을 했다. 데뷔 첫 해였던 지난해부터 기본기를 갖춘 수비력을 인정받았지만 방망이가 문제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27경기에서 28타수 4안타 타율 1할4푼3리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문규현 공백도 수비보다는 타격에서 더 크게 드러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신본기는 우려를 완전하게 불식시켰다. 3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 5회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됐지만 0-2로 뒤진 5회 2사 만루 찬스에서 추격의 한 방을 터뜨렸다. 2사 2·3루에서 한화 배터리는 강민호를 고의4구로 걸린 뒤 신본기와 승부를 택했지만 그는 송창현의 직구를 깨끗한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신본기의 적시타에 이어 정훈이 우중간을 가르는 3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8회 1사 3루에서도 정대훈을 상대로 중전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9회에도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며 시즌 첫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당초 걱정과 달리 신본기는 문규현 못지않게 야무진 타격 솜씨를 자랑하며 롯데의 9-3 완승을 견인했다. 부상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팀을 강팀이라고 한다. 그 필수 요소가 바로 주전 못지않은 백업의 존재. 롯데가 자신있게 4강 싸움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신본기가 보여줬다.
경기 후 신본기는 6회 첫 적시타 과정에 대해 "상대 투수의 투구수가 많았고, 나와 승부하려는 게 있었기 때문에 좀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며 "타석에 들어서기 전 박흥식 타격코치님이 부담갖지 말고 앞에다 놓고 편하게 하라고 하셔서 좋은 결과. 수비에서는 훈이형과 재균형이 양사이드에서 많은 얘기를 해줘서 크게 어려운 건 없었다. 규현이형이 워낙 잘해서 오늘 선발로 부담은 됐지만 그 공백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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