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현이형이 워낙 잘 했기에…".
롯데는 지난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주전 유격수 문규현을 잃었다. 6회 번트 과정에서 한화 투수 정대훈의 휘어지는 공에 검지손가락을 맞아 골절된 것이다. 그는 25일 서울로 올라가 수술을 받았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재활에만 2개월이 소요돼 9월 이후에야 1군 경기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는 롯데에는 치명적인 공백이 아닐 수 없다. 설상가상 박기혁마저 2군에서 이두박근 통증을 호소하며 3군으로 내려간 상황. 김시진 감독은 3년차 신예 신본기를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발탁했다. 신본기는 지난해 주전급으로 활약하며 유격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선수다.

신본기는 25일 한화전에서 보란듯 기회를 잡았다. 0-2로 뒤진 6회 2사 2·3루. 1루가 비어있자 한화 배터리는 강민호를 걸리고 신본기와 승부를 택했다. 신본기는 송창현의 직구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8회에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전 적시타를 작렬시켰고, 9회에는 좌중간 2루타까지 터뜨리며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경기 후 신본기는 "규현이형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동안 규현이형이 워낙 잘 하셨고, 내가 그만큼 하며 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규현이형 공백을 완전히 메우지는 못 하겠지만, 적어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최선을 다하겠다. 유니폼이 흙투성이 되도록 열의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신본기는 지난해부터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안정된 수비를 인정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방망이가 약점이었다. 한화 배터리가 강민호 대신 그를 택한 것도 당연한 것이었다. 이에 신본기도 자극을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나도 오기 생겼다. 독하게 마음 먹고 쳤는데 운이 좋았다"는 게 신본기의 말. 그는 "팀이 치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 규현이형이 다쳐 코치님들이 걱정이 많으시다. 내게 많이 신경 써주시는 만큼 잘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신본기와 함께 1번타자 2루수 정훈도 6회 승부를 가른 싹쓸이 역전 3타점 3루타 포함 6타수 4안타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2루수로서 유격수 문규현과 공수겸장 명품 키스톤 콤비를 구축한 그에게 영향이 미칠 수 있었다. 하지만 정훈은 신본기와 새롭게 호흡을 맞추며 직접 내야진은 이끌어가는 모습으로 더 커진 역할을 잘 소화했다.
정훈은 "규현이형이 있으면 내가 확실히 편하다. 규형이형이 잘 이끌어주는 편"이라며 "본기랑은 함께 대화를 많이 하며 맞춰나간다. 작년에도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문제될 건 없다. 규현이형 몫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신본기도 "그동안 경기감각이 조금 떨어져 있었는데 훈이형과 (황)재균이형이 양 사이드에서 많이 도와준다"고 고마워했다.
새로운 키스톤 콤비가 돼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은 신본기와 정훈. 문규현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우며 롯데의 4강 수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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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기-문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