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26, KIA 타이거즈)은 최근 자신이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지난 25일 광주 SK전에서 팀이 5-1로 앞서던 4회초에 선두 나주환을 상대한 양현종은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를 던졌고, 나주환이 친 공은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양현종은 얼굴에 타구를 맞은 듯 그 자리에 엎드렸다. 큰 부상이 염려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리플레이 화면을 본 결과 양현종은 얼굴에 공을 맞지 않았다. 매우 다행스런 장면이었다. 일어나 미소를 짓기도 한 양현종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이날 6이닝 동안 109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9피안타 4실점했지만, 동점까지는 허용하지 않고 시즌 9승(4패)째를 챙겼다.

2경기 연속 위험한 상황을 경험했지만, 양현종은 이 2경기에서 모두 팀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19일 광주 넥센전에서 이택근의 타구에 무릎 위쪽을 맞은 양현종은 작은 차이로 화를 면했다. 무릎에 맞았다면 큰 부상이 올 수 있었지만, 털고 일어난 양현종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팀 4연승의 시작이 됐다.
개인 2연승을 거둔 양현종은 어느덧 9승으로 앤디 밴헤켄(넥센), 쉐인 유먼(롯데)과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토종 투수 중 양현종을 제외하면 최다승 투수인 장원삼(삼성)은 지금 1군에 없다. 윤성환(삼성), 김광현(SK), 이재학(NC)이 나란히 7승을 거두고 있지만, 당분간 다승 선두 경쟁을 할 수 있는 국내 투수는 양현종이 유일하다.
양현종은 KIA는 물론 토종 투수 전체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3.67로 전체 8위, 토종 5위다. 특히 19일 경기에서 타구에 다리를 맞은 뒤 동행한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는 경기 전 덕아웃 주변에서 걷기도 힘들어하는 모습까지 보였으나, 등판 일정을 거르지 않고 110개에 가까운 공을 던지는 투혼을 발휘했다.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고 있다. 양현종은 올해 괌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 전 150이닝 이상으로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재 95⅔이닝으로 양현종은 리그 전체 1위다. 전체 2위인 밴헤켄보다 5개의 아웃카운트를 더 잡았고, 토종 2위인 이재학과는 5이닝 차이다.
2009~2010 시즌 연속으로 두 자릿수 승리를 수확하며 28승을 거둔 양현종은 이후 3년간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전반기 9승으로 페이스가 무척 좋았으나, 불의의 옆구리 부상으로 9승에서 멈춘 아픈 기억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 양현종은 몸과 마음 모두 에이스로 거듭났다. 최근 2경기에서 보여준 강인한 모습은 양현종이 왜 에이스인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4위 롯데를 3경기차로 추격하며 4강의 불씨를 다시 피우고 있는 KIA는 물론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대표팀의 에이스로도 손색이 없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