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있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에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장면이 나왔다.
3회초 1사 만루에 나온 알프레도 사이먼의 내야안타 때 3루 주자 데빈 메소라코는 홈으로 뛰어들었다. 공은 홈으로 왔고, 메소라코는 피츠버그 포수 러셀 마틴에 막혔다. 이에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세이프로 판정을 바꿨다. 뉴욕에 위치한 리플레이 커맨드 센터에서 마틴이 발로 홈 플레이트를 막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 감독은 이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까지 당했다. 그러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 토레 수석 부사장은 곧바로 성명을 냈다. 토레 부사장은 리플레이 책임자가 룰 7.13을 잘못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룰 7.13은 극단적인 홈 충돌 방지를 위한 조항이다.

당시는 포스 아웃 상황이었기 때문에 마틴은 태그할 필요 없이 공만 받았어도 신체 접촉 없이 메소라코를 아웃시킬 수 있었다. 룰 7.13은 포수가 공 없이 홈 플레이트를 막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문제가 될 소지를 품고 있는 조항이다.
토레 부사장은 25일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을 통해 "그 플레이는 우리 심판들이 이번 시즌에 맞이한 가장 어려운 장면 중 하나였다. (이 상황에서) 포수의 그러한 위치 선정은 포스아웃을 기록하기 위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룰을 그대로 적용하면 아웃이지만, 마틴이 그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 포스아웃을 시키기도 힘들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토레 부사장의 성명은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회의를 거친 결과다. 그들은 용기 있게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심판의 최초 판정이 옳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무조건적인 옹호나 소통하지 않으려는 고집 없이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했다는 점이 존중받을 만한 결정이었다.
또한 우리 입장에서 보면 부러운 장면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아직은 홈런/파울 타구에 대한 비디오판독만 있어 이와 같은 상황을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리그가 논란에 대처하는 자세는 메이저리그와 확연히 다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특히 일부 심판들이 오심 후에 보이는 태도는 적반하장 격이다. 억울한 선수들의 작은 항의에도 심판들은 삿대질을 하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심판의 권위는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에서 나오는데, 권위가 없다 보니 스스로 자존심을 지키려는 권위의식만 생겼다.
실수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사과도 않는다. 그리고 논란이 있던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서 묻힌다. 사건이 줄 수 있는 교훈도 함께 매장된다.
어느 종목의 어떤 리그든 모든 것이 매끄러울 수는 없다. 다만 이처럼 논란이 있을 때 각자가 책임을 다하고 이를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느냐, 여론이 잠잠해지기만 기다리며 시계만 쳐다보느냐의 차이다. 메이저리그에서 배울 것은 경기장 안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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