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남일 같지 않았다. 에콰도르가 ‘붕대투혼’까지 선보였지만 아쉽게 16강에 가지 못했다.
에콰도르는 26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리우 데 자네이루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벌어진 E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프랑스와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1승 1무 1패가 된 에콰도르는 2승 1패의 스위스에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에콰도르는 16강을 위해 반드시 프랑스를 이겨야 하는 위기였다. 그런데 전반 29분 사고가 발생했다. 에콰도르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노보아는 수비하는 과정에서 상대선수와 머리를 충돌했다. 노보아는 머리에 큰 출혈이 있는 가운데 붕대로 감싸고 뛰는 ‘붕대투혼’을 발휘했다. 머리에서 계속해서 피가 배어 나오는 가운데 공을 향해 몸을 날리고 헤딩까지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악재는 계속됐다. 후반 6분 심판진은 공격에 나선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의도적으로 디뉴를 축구화로 밟았다는 이유로 퇴장을 명령했다. 10명이 싸운 에콰도르는 막판까지 결승골을 노렸지만, 결국 골은 터지지 않았다. 노보아가 날린 결정적 슈팅장면이 아쉬웠다.
노보아의 투혼은 우리에게 익숙한 장면이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멕시코(1-3패)와 네덜란드(0-5패)에 2연패를 당한 한국은 벨기에와 만났다. 수비수 이임생은 머리가 터져 피가 나오는 상황에서 붕대투혼을 발휘했다. 결국 한국은 유상철의 동점골로 간신히 1-1을 만들었다.
이후 ‘붕대투혼’은 한국축구 정신력의 트레이드마크였다. 2002년 황선홍, 2006년 최진철도 경기 중 머리가 터져 붕대를 감았다. 기술이나 기량이 뒤처져도 투지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정신력이 돋보였다.
1무 1패를 안은 홍명보호는 정신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선수들의 연봉은 높아졌다. 하지만 부상에도 아랑곳 않고 투혼을 발휘했던 선배들의 투지에는 못 미친다는 평이다. 27일 벨기에전은 마지막 기회다. 홍명보호는 16년 전 이임생의 ‘붕대투혼’을 기억해야 한다.
jasonseo34@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