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는 상황에서의 과도기가 아닌가 싶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호주, 이란 등 4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26일(이하 한국시간)까지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한 것. 지금까지 한국을 제외한 3개국이 조별리그를 모두 마친 가운데 아시아 축구는 3무 8패를 기록해 16강 진출국은 물론 1승도 차지 못하는 대륙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이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를 해 16강에 진출하더라도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비교해 후퇴한 성적이다. 당시 대회에서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이 16강에 올라 아시아 축구의 입지를 공고히 한 바 있다. 하지만 4년 만에 16강 진출국 0, 무승이라는 초라한 결과가 아시아 축구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아시아 축구의 부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홍 감독은 26일 아레나 데 상파울루서 열린 기자회견서 "아시아 축구의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면서 "지금이 아시아 축구가 성장하는 상황에서의 과도기가 아닌가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발전하고 있는 아시아 축구가 한 단계 더 발전을 하기 위해 잠시 움츠리고 있다는 것이다.
홍 감독은 "(아시아 축구가) 그 전에 있던 흐름을 따라가는 현상이 있다. 실질적으로 이번 월드컵을 보면 매우 터프하고 피지컬이 좋은 팀들이 많다"면서 "아시아 축구는 선수들의 기량과 잠재력이 좋아졌는데 아직까지 그런 면만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고 보기보다는 그런 면이 없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아시아 축구가 성장하는 단계이고, 다음 대회에서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의 자존심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남은 주자는 오직 한국뿐이다. 한국은 짜릿한 승리로 아시아 축구를 바라보는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할 책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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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