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이순신 장국 역할을 소화한 배우 최민식은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 왜장 구르지마 역할을 맡은 류승룡은 "이번에도 외국어 연기"라는 말을 쏟아내며 개봉을 앞둔 영화 '명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6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명량' 제작보고회에는 배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이정현, 노민우, 권율, 박보검, 김한민 감독 등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직접 해소했다.
#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최민식)

최민식은 이순신 장군의 역할을 맡게 된 것에 대한 심경을 전하며 "김한민 감독과 소주 한잔을 기울이며 모듬 전을 먹으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걱정이 태산 같았다"며 "신화와 같은 존재를 과연 내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익히들어서, 교과서나 역사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던 인물이 아닌,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 이면의 우리와 다를바 없는 인간 이순신에 대한 접근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역할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그는 이어 "난관에 부딪혔다. 알려고 할수록 내 자신이 자꾸 초라해졌다. (그분의 업적에)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거대한 존재감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 "투구때문에 경추 3번 힘들어"(류승룡)
류승룡은 영화 속 독특한 갑옷과 투구로 인한 엄청난 무게를 버티고 연기하는 것에 대해 "경추 3번이 힘들었다"는 재치있는 표현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무진장 무거웠다. 머리쪽이 특히 컸다. 가뜩이나 머리가 무거운데 너무 거대한 걸 얹어서 목이, 경추 3번이 힘들었다"며 "갑옷은 30kg이나 된다고 하더라. 고증된 옷을 입는 데 시간도 오래 걸렸다. 화살 맞는 신의 갑옷까지 총 3벌의 갑옷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최민식은 "현장에서 봤더니 머리에 지붕같은 걸 얹고 있더라"고 응수해 또 한 차례 웃음을 자아냈다.
# "나도 밝은 역할 해보고파"(최민식)
이제는 피를 보고 싶지 않다고 영화 감독에 대한 당부말로 눈길을 끌었다.
최민식은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어둡고 묵직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나도 밝은 역할을 하고 싶다. 사람을 죽이고 선혈이 낭자한 것 말고 재미있게 촬영을 하고 싶다"고 답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 "나도 한국말 연기 하고 싶다"(류승룡)
연이어 외국인 역할을 맡게 된 것에 대한 질문에 큰 웃음을 자아냈던 류승룡의 유쾌한 답변.
류승룡은 "김한민 감독과 '최종병기 활'에 이어 또 만났다. 한국말을 사용하고 싶었는데 김 감독님이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믿지 않는 것 같다"며 "호적등본도 보여주고, 부모님도 만났는데.. 못 믿겠다고 하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어 모든이를 웃게 만들었다.
그는 "언어적으로 아무래도 힘들다. 만주어는 전세계 100여명만 사용하는 사어라 검증이 안됐지만, 이건 일본어다. 주변에도 통달한 사람이 많다. 아무리 오래 한국 생활을 해도, 한국어에 서툰 일본인들 발음도 있지 않나. 영화적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일본어 발음에 대한 이해를 당부했다.

# "명량해전은 이순신의 엑기스"(김한민 감독)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영화로 끌어들인 것에 대한 김한민 감독의 깊은 고민이 담긴 답변이다.
'왜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영화로 만들게 됐느냐?'는 물음에 김한민 감독은 "명량해전은 이순신 장군의 엑기스다. 정신과 혼이 담긴 전쟁이다. 어렸을 적부터 큰 관심사였다"며 "감독으로 영화화할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았다. 지금 시대에 필요한 정신을 보여주는 영화다"고 전했다.
# "말에게 미안하다"(조진웅)
조진웅은 극중 착용하는 갑옷의 무게를 묻는 질문에 오히려 자신을 태웠던 말의 건강을 염려하며 "갑옷도 힘들었지만, 내가 탄 말에게 미안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내 무게도 있는데 거기에 갑옷이 더해졌다. 말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 힘들어 그냥 말 위에 있겠다고 했더니, 기수가 '그냥 내려오시면 안되겠냐'고 하더라. 말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말을 향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했다.
# "구르지마를 구기지마"(류승룡)
현장에 등장해 제대로 역할 설명을 하기도 전에 포스터를 보고 던진 류승룡의 현란한 애드리브다.

류승룡은 제작보고회 현장에 걸려있는 현수말을 쳐다보더니 자신이 맡은 왜장 구르지마의 이름을 재치있게 활용해 "구르지마가 구겨져 있다. 구르지마를 구기지마"라고 말해 이날 현장 첫 움음을 담당했다.
이에 사회를 보던 박경림은 "류승룡씨 그르지마"라는 말로 응수했다.
gato@osen.co.kr
이대선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