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불렸던 네이마르(22, 브라질)와 리오넬 메시(27, 아르헨티나)는 나란히 웃었다. 그렇다면 ‘BIG 3’의 한 축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 포르투갈)도 같이 웃을 수 있을까. 포르투갈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개최국 브라질의 얼굴인 네이마르, 그리고 브라질의 영원한 라이벌 아르헨티나의 얼굴인 메시는 조별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16강으로 이끌었다. 각각 4골씩을 잡아내며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조 1위로 16강에 올려놨다. 4골 모두 순도는 만점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터졌고 두 선수의 이른바 ‘맨파워’는 두 팀 순항의 원동력이 됐다.
개막전이었던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동점골과 결승골을 잡아낸 네이마르는 24일 열린 카메룬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선제골과 결승골을 모두 자신의 발로 만들었다. 사실 크로아티아와 카메룬전의 전반전 경기 내용은 그렇게 좋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적시적소에 터진 네이마르의 골은 브라질에 여유를 제공했다. 에이스의 맹활약에 한숨을 돌린 브라질은 그 후 몸이 풀린 듯 상대를 압도했다.

메시의 활약은 더 기가 막혔다. 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에서 9경기 1골이라는 부진한 성적으로 고개를 숙였던 메시는 이번 대회에서 그 악몽을 깨끗하게 지워내고 있다. 보스니아-헤르고체비나와의 경기에서는 승부를 결정짓는 두 번째 골을, 이란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꽉 막힌 공격을 풀어내는 천금같은 결승골을, 나이지리아전에서는 상대의 추격을 뿌리치는 선제골과 추가골을 넣으며 아르헨티나를 이끌었다. ‘원맨쇼’로 봐도 무방한 조별리그였다.
이제 남은 선수는 호날두다. 포르투갈은 탈락 위기에 몰려있다. 1무1패를 기록 중이다. 마지막 경기인 가나와의 경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탈락 가능성이 적지 않다. 승점 4점씩을 가진 채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는 독일과 미국이 비기기라도 하면 자동 탈락이다. 상대적으로 골득실이 유리한 독일이 미국을 크게 이겨주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미국의 전력이 만만치 않아 뜻대로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포기할 수는 없는 일. 포르투갈은 이미 드라마의 머리말 정도는 써냈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1-2로 역전당해 탈락이 눈앞에 왔으나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리며 말 그대로 기사회생했다. 그리고 바렐라의 동점골을 도운 이는 정확한 타이밍에 과감하고도 정교한 크로스를 올린 호날두였다.
포르투갈, 그리고 호날두에게 모두 컨디션이 좋지 않은 월드컵임은 분명하다. 포르투갈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민을 안고 있다. 경기력이 예상만큼 나오지 않는다. 부상을 감수하며 뛰고 있는 호날두도 가장 좋을 때의 폼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빛이 나는 게 스타이기도 하다. 사실상 호날두만 바라보고 있는 포르투갈이다. 호날두가 뭔가를 만들어내야 한다.
한편으로는 호날두 개인에게도 득점은 의미가 크다. 이번 대회에서 골을 터뜨리면 메이저대회 6회 연속 득점자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유럽에서는 오직 위르겐 클린스만(독일)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호날두가 생존신고를 하며 월드컵 판도를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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