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LA 다저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 경기에는 반가운 선수가 등장했다. 2010년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던 프란시스코 부에노가 그 주인공이다. 좌완 불펜투수 부에노는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4-5로 뒤진 9회 등판, 1이닝을 3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아냈다.
부에노는 2010년 한화에 호세 카페얀의 대체선수로 입단했다. 그렇지만 시즌 중반 갑자기 합류한 부에노는 9경기에서 29⅔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9.10으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결국 부에노는 이듬해 미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2011년 멕시칸 리그에서 활약한 부에노는 이듬해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고, 그 해 메이저리그에 승격하는데 성공하며 18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56을 거둔다. 2012년에는 7경기에만 출전, 8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캔자스시티 불펜에서 7경기에 출전,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 중이다.

한화 출신 메이저리그 투수는 부에노만 있는 게 아니다. 작년 한화에서 활약한 다나 이브랜드 역시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브랜드는 뉴욕 메츠 소속으로 올해 빅리그에서 8경기 등판, 1패 평균자책점 1.08로 짠물투를 펼치고 있다.
작년 한화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에서만 114경기에 등판했던 이브랜드는 한국무대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였지만 32경기에서 6승 14패 평균자책점 5.54를 거두는 데 그쳤다. 리그 수위권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 덕분에 일부 구단에서는 이브랜드 영입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재기에 성공했다.
과거 한화출신 투수가 미국으로 돌아가 메이저리그에 재승격 된 사례는 더 있다. 2008년과 2009년 한화 뒷문을 지켰던 좌완 브래드 토마스는 2010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계약을 맺고 무려 49경기에 출전, 6승 2패 평균자책점 3.89로 활약했다. 토마스는 2011년에도 12경기에 출전했지만 평균자책점 9.00으로 부진했고 결국 그 해 방출됐다.
어쩌면 케일럽 클레이까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볼 지도 모르겠다. 올해 한화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 승리투수까지 됐었던 클레이는 10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8.32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짐을 쌌다. LA 에인절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은 클레이는 트리플A 첫 등판에서 5⅔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물론 한화 출신 빅리거 가운데 가장 성공한 케이스는 다름 아닌 류현진이다. 메이저리그 2년차 류현진의 현재 성적은 23승 11패 평균자책점 3.02,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으로 활약 중이다.
류현진이야 한화를 넘어 대한민국 에이스였고, 토마스 역시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다. 그렇지만 이브랜드나 부에노는 한국에서 실패를 맛봤음에도 미국으로 돌아가 재기했다. 이 사례만 보더라도 한국 프로야구 성공을 위해 기량 만큼이나 적응 여부가 중요한 걸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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