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기린광수'로 활약 중이지만 이광수는 역시 배우였다.
이광수는 내달 1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좋은 친구들'에서 그간 선보였던 유머러스한 이미지를 완벽하게 벗고, 깊어진 내면 연기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좋은 친구들'은 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를 다룬 범죄 드라마. 이광수는 극 중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 민수 역을 맡았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세상에 혼자 남겨진 자신을 가족처럼 대해준 현태(지성 분), 인철(주지훈 분)이기에 민수는 친구들을 위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의리파 캐릭터. 때문에 현태의 딸도 자신의 딸처럼 예뻐하고 인철의 속상함도 자신의 속상함처럼 아파한다.
그러나 의리로 시작한 선택이 결국엔 친구들간에 의심을 낳는 상황으로 번지면서 민수는 그 중심에서 괴로워한다. 그리고 대형 화재 사건으로 가족을 잃은 현태가 화재 사건의 범인에게 한발짝 다가갈수록 불안해 하는 모습도 보인다.
한 순간에 저 밑바닥으로 떨어지는 민수의 이와 같은 감정선을 이광수는 안정적인 연기로 표현해내며 보는 이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자칫 '런닝맨'에서의 예능 이미지 때문에 몰입을 해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광수는 연기로 그 모든 것을 극복해냈다.
사실 그간의 이광수는 다소 코믹한 캐릭터를 도맡아왔다. 영화 '원더풀 라디오'에서도 코믹한 매니저 차대근 역을 맡았고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코믹한 모습의 최피디로 극의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도 영화 '간기남'에선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기풍 역을 맡아 천재적인 능력을 지니고 있지만 정신연령이 어린,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해낸 바 있다.
이런 역할엔 아마도 '런닝맨'의 영향이 큰 듯하다.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이광수'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히 각인시킨, 그리고 '아시아 프린스'로서의 명성도 얻게 해준 '런닝맨'인 만큼 이광수는 그 안에서의 캐릭터가 배우로서의 캐릭터보다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허당, 기린, 배신의 아이콘 등등 그가 만들어낸 '런닝맨' 속 캐릭터는 이광수의 진지한 연기를 어느 정도는 막아섰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만큼은 웃음기를 싹 빼고 우리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렇지만 그만의 특별함이 있는 민수 캐릭터를 맡아 진지한 연기도 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진지함 뿐만이 아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인물의 감정을 잘 그려내며 극에 완성도를 더했다는 평이다.
한편 '좋은 친구들'은 내달 1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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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