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업적 가능성, 이제 한국만 남았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26 18: 05

호기롭게 8강 이상을 바라보던 일본은 탈락의 김칫국을 마셨다. 이제 ‘2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아시아 지역 첫 쾌거의 가능성은 한국에만 남았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아시아 지역을 대표해 출전한 팀들에는 최악의 기억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B조의 호주는 3전 전패로 탈락했다. 3경기에서 9골을 얻어맞았다. 월드컵 전 경기력과 대진운이 가장 좋았던 C조의 일본도 힘을 쓰지 못하고 1무 2패로 탈락했다. 여기에 26일(이하 한국시간) F조의 이란 역시 1무 2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경기에서 완패했다. ‘대회 유일의 무득점팀’이라는 오명을 벗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로써 아시아 국가들의 이번 월드컵 성적은 도합 3무 8패가 됐다. 그리고 남은 경기는 한국과 벨기에전 딱 1경기다. 아시아 지역 팀들이 1승도 거두지 못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대회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아시아 지역에 배정된 2장의 티켓을 땄던 한국과 UAE는 모두 3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결국 한국이 아시아 지역의 마지막 자존심이 된 셈이다. 추후 논의될 ‘월드컵 쿼터 배분’을 생각하면 한국으로서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대목이다.

한편 일본이 탈락함에 따라 2회 연속 16강에 진출하는 첫 아시아 팀이 될 가능성은 오로지 한국만 가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나란히 16강에 갔다. 비록 우루과이와 파라과이에 아쉽게 지며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먼 아프리카 대륙에서 아시아의 발전을 증명한 사례로 기억된다. 일본이 탈락한 상황에서 한국이 이 업적의 마지막 도전자가 됐다.
아시아 축구가 세계적인 수준과의 격차를 좁히기 시작한 1990년 이후 아시아 팀들은 널뛰기로 16강 진출국을 배출해냈다. 하지만 2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은 없었다. 1994년 미국 대회 때는 사우디아라비아가 16강에 갔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1998년 프랑스 대회 때 조별리그 최하위로 탈락했다.
2002년 한·일 대회 때는 공동 개최국인 한국이 4강의 기적을 썼고 일본도 16강에 진출했으나 2006년 독일 대회 때는 두 팀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결국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기록이라는 의미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하며 전 세계적으로도 손꼽을 만한 ‘개근생’이 되고 있는 한국이 기적을 만들며 아시아의 월드컵 최고팀 이미지를 굳건히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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