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킥 최강국’ 한국, 기사회생 발판될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26 20: 05

세계적인 프리키커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월드컵이다. 그런 월드컵에서 근래 들어 가장 빛난 팀은 한국이었다. 이번에도 프리킥을 비롯한 세트피스 상황에서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경기에서 1무1패의 성적을 기록한 한국은 27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티아스에서 벨기에와 조별리그 H조 마지막 경기를 벌인다. 한국이 생각해야 할 것은 오직 승리뿐이다. 일단 이기고 러시아와 알제리의 경기 결과를 봐야 한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도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최선을 다한다면 극적인 시나리오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미 2승으로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지은 벨기에는 이번 경기에 몇몇 주축 선수들을 뺀다. 하지만 ‘황금세대’라는 그들의 평가답게 후보 선수들의 면면도 뛰어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못할 것이 없다. 최소 2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스럽다. 기회가 많이 찾아올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 결과적으로 득점 상황에서의 결정력, 그리고 상대적으로 기량차가 덜한 세트피스 상황을 십분 살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손흥민 이청용 등 측면 윙어들이 활발하게 움직인다면 프리킥 기회는 적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의 가장 확률 높은 공격은 그 지점부터 시작된다. 한국은 1990년 월드컵 이후 프리킥 혹은 프리킥 상황에서의 직접 슈팅으로 매 대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프리킥 강국’이다. 1990년 황보관, 1994년 홍명보, 1998년 하석주, 2002년 이을용, 2006년 이천수, 2010년 박주영으로 계보가 내려온다.
미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의 통계에 의하면 1990년 이후 한국이 터뜨린 프리킥 골(6골)은 같은 기간 월드컵 참여국 중 가장 많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는 프리킥이나 기타 세트피스 상황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벨기에전에서 이런 장점을 십분 활용해야 승리에 다가갈 수 있다.
한편으로는 벨기에의 세트피스를 잘 막는 것도 중요하다. 벨기에도 전통적인 세트피스 강국이기 때문이다. ESPN에 의하면 벨기에는 최근 월드컵에서 터뜨린 17골 중 8골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코너킥 상황에서 5골이 터졌고 직접 프리킥이 2골, 간접 프리킥이 1골이었다. 루카쿠와 펠라이니의 선발 출전 여부는 미지수지만 그래도 반 바이텐을 비롯한 장신 수비수들이 있는 벨기에다. 아자르와 같이 킥력이 정교한 선수들도 더러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벨기에의 승부가 세트피스 상황에서 갈릴 가능성도 있는 이유다. 집중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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