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36년 역사의 ‘대학가요제’를 결국 재개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최종적으로 폐지가 확정됐다. 이로써 수많은 스타들을 탄생시킨 '원조 오디션'인 '대학가요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MBC는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3년 잠정 중단되었던 ‘MBC 대학가요제’(1977-2012)를 금년에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폐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1977년부터 매년 열었던 대학가요제를 2012년부터 개최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폐지했다가, 올해 다시 개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올초 재개 방침과 달리 다시 한번 폐지가 결정되면서 ‘대학가요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대학가요제’는 한때 가요계 입문 과정이자 스타 배출의 산실이었다. 이 해 샌드페블즈는 곡 '나 어떡해'로 우승을 차지했고 단숨에 히트곡을 배출한 밴드가 됐다. 다음해인 1978년에는 노사연이 금상에 이름을 올리며 가요계에 입문했다.
1980년대에도 '대학가요제'를 통해 여러 스타가 탄생했다. 1980년에는 이범용, 한명훈의 '꿈의 대화', 1985년에는 높음 음자리의 '바다에 누워'가 대상을 수상,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다음해인 1986년에는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를 부른 유열이 대상 수상 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한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1988년 대상 수상자 신해철 또한 현재 가요계를 이끌어가는 이들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이어진 1990년대에도 '대학가요제'를 통해 가요계에 입문한 스타들이 등장했다. 김경호(1991년 동상), 전람회의 김동률(1993년 대상), 캔의 배기성(1993년 은상) 등이 지금까지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수상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대학가요제' 출신의 스타들도 적지 않다. 심수봉, 015B의 정석원, 이정석, 빅마마의 이영현 등이 이 대회 출신 스타로 이름을 떨쳤다.
한편 MBC는 폐지를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에 대해 “지난 수년간, 새로운 스타와 히트곡 탄생의 부재,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 등으로 이 행사의 존속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여 최종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면서 “‘MBC 대학가요제’에 깊은 애정을 갖고 계신 이 가요제 출신의 많은 가수 분들과 관심을 갖고 계신 대학생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구한다”고 양해를 부탁했다.
또 “MBC는 적절한 기회가 오면 요즘의 대학문화를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새로운 트렌드와 참신한 형식의 가요제 기획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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