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너포위'의 사회 풍자, 허구를 넘어서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4.06.27 07: 06

SBS 수목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의 사회 풍자가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너희들은 포위됐다'에서는 악어의 눈물로 딸 유애연(문희경 분)의 사건을 수습하는 정치인 유문배(정동환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애연은 어수선(고아라 분)의 어머니를 폭행하는 이른바 뺵여사 사건을 일으켰다. 그러나 그는 뉘우칠 줄 몰랐다. 오히려 이 사건이 동영상을 가지고 있는 최초 유포자를 돈으로 매수하고 경찰의 출두 명령에도 불응했다.

사건의 수습은 애연이 아닌 문배의 몫이었다. 그는 애연이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질까 겁을 내고 적극적으로 이를 마무리지으려했다. 그렇게 그가 택한 방법은 정치인의 가식을 이용한 악어의 눈물이었다. 그는 수선 어머니를 찾아가 머리를 조아리며 간곡히 선처를 부탁했다. '높은 분'의 사과에 수선 어머니의 마음도 돌아서버렸다.
이러한 일련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사회를 풍자했다. 애연의 비상식적인 태도에서는 실제 상류층의 모습을 꼬집었다. 돈으로 먼저 수선 어머니와 합의서를 작성하고, 그가 합의서에 사인하자마자 폭력을 자행하는 장면은 상류층과 함께 돈이면 다 된다는 배금주의를 함께 풍자했다.
또한 이날 방송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은 문배가 보인 악어의 눈물이었다.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권위적인 모습을 보였던 그이지만, 필요에 의해서는 언제든 얼마든지 고개를 숙일 수 있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그렇게 거짓 눈물로 사건을 수습한 뒤 대구를 향해 승리의 미소까지 보여줬다.
모든 정치인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문배의 모습에서는 분명 정치인들의 양면성이 있었다. 한 표가 시급한 선거 시즌에만 시장에서 인사를 하고,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얼굴을 바꾸는 진짜 정치인은 극 중 문배와 비슷했다.
이렇듯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단순한 허구를 넘어 진짜 사회를 반영하고 있어 더욱 뜻 깊다. 애연의 빽여사 사건을 비롯해서, 앞서 성형외과 약품 도난 사건, 위장 가맹점이 카드깡 등 뼈가 있는 에피소드들이 드라마를 채웠다.
한편 '너포위'는 강남경찰서를 배경으로 한 청춘 성장 로맨스 수사물. 단 한 번도 형사를 꿈꿔본 적 없는 4명의 1년 차 신입 형사들과 이들을 도맡게 된 명실상부 최고의 수사관인 강력반 팀장의 성장드라마로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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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포위됐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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