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벨기에] 남아공 경쟁자들은 16강, 한국 축구만 과거로 퇴보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6.27 06: 52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자웅을 겨뤘던 네 팀 중 4년 뒤에는 한 팀만 울었다.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우리와 한 조에 속했던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는 모두 16강에 진출한 반면 한국만 한참 전 성적으로 퇴보했다.
한국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아레나 코린티아스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H조 마지막 경기에서 졌다. 50분 넘게 수적 우세를 등에 업고 비교적 잘 싸웠으나 결정적으로 골이 나지 않았다. 수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결정력 부족이 도드라졌다. 결국 후반 33분 베르통언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이로써 1무2패를 기록한 한국은 2회 연속 토너먼트 진출이라는 당초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비교적 조 편성이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국이었다. 러시아와의 첫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기록할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그러나 내심 1승 상대로 여겼던 알제리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맹렬한 돌진을 막아내지 못하며 2-4로 무너졌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걸었지만 1.5진이 나선 조 선두 벨기에의 벽을 실감하며 악몽 같은 대회를 마쳤다.

이와 같이 조 최하위로 처진 한국과는 달리 2010년 남아공 대회 당시 우리와 맞서 싸웠던 팀들은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당시 3전 전승을 기록한 아르헨티나의 16강 진출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지만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도 모두 16강 무대를 밟았다. 한국의 성적이 더 초라해 보이는 이유다. 당시까지만 해도 그리스와 나이지리아는 우리를 이기지 못한 팀들이었다.
공격력에서 여전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던 그리스는 투혼의 힘으로 16강에 나갔다. 1패를 안고 나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전반 막판 카추라니스가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다. 탈락 위기였다. 그러나 예민한 집중력과 투혼을 발휘한 끝에 0-0 무승부를 일궈내며 막판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코트디부아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1-1로 맞선 경기 종료 직전 사마라스의 극적인 페널티킥 골로 역전 16강을 이뤄냈다.
아르헨티나, 이란, 보스니아와 한 조에 속한 나이지리아도 지난 대회의 부진을 씻고 16강 티켓을 끊었다. 이란, 보스니아와의 경기력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선 젊은 선수들이 맹활약하며 아르헨티나를 끝까지 괴롭혔다. 신선한 ‘슈퍼 이글스’의 등장이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역대 월드컵 중 가장 많은 해외파를 보유하고도 오히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김승규 김신욱을 선발 투입해 반전을 노렸으나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지 못했다. 발전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는 세계 축구에 비해 한국의 노력은 모자랐다고밖에 볼 수 없는 대회였다. 결과는 참패, 그리고 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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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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