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5)이 3경기 연속 풀타임 활약했지만 빛이 바랬다. 특히 전반 중반 날린 회심의 중거리 슈팅은 두고두고 아쉬움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서 수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벨기에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1무 2패, 승점 1점에 그치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1, 2차전서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던 홍명보호는 이날 박주영과 정성룡 대신 김신욱과 김승규를 선발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알제리전서 제공권을 장악했던 김신욱의 활약에 시선이 모아졌다.
기성용의 역할이 중요했다. 벨기에의 화려한 미드필드진에 맞서 공수를 조율하는 한편 날 선 킥으로 기회를 제공해야 했다. 벨기에는 이날 마루앙 펠라이니를 비롯해 무사 뎀벨레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다수 출격했다.
기성용의 존재감이 빛났다. 전반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으로 한국에 주도권을 가져왔다. 능수능란한 방향전환과 적절한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전반 29분엔 탄성을 자아낼만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슈팅으로 벨기에의 골문을 위협했다. 세계적인 골키퍼 티보 쿠르트와가 간신히 쳐냈을 정도로 날카로웠다. 쿠르트와가 땅볼 슈팅에 약하다는 것을 적절히 이용한 영리함이 돋보였다. 기성용은 알제리전서도 골문 구석을 향하는 자로 잰 듯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기록할 뻔했다. 골키퍼 선방에 막히긴 했지만 기성용의 클래스를 증명할 수 있는 한 방이었다.
이날 기성용의 결정적인 슈팅은 결국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기성용의 슈팅이 선제골로 연결됐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한국엔 두고두고 아쉬울법한 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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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