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전과 다른 것은 선발로 출전한 두 명의 선수였다. 하지만 작은 그 차이는 H조 최강팀이라는 벨기에와 대등한 경기의 원동력이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 위치한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벨기에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1무 2패의 한국은 H조 최하위에 그치며 8년 만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홍명보 감독은 앞서 열린 조별리그 1, 2차전과 다른 선택을 했다. 동일했던 러시아와 알제리전의 선발 명단과 2명의 선수가 달랐다. 전방 공격수 박주영(아스날)과 골키퍼 정성룡(수원)이 빠지고, 김신욱과 김승규(이상 울산)이 투입됐다. 김신욱과 김승규 모두 월드컵 첫 선발이었다.
알제리와 2차전에서 당한 완패의 영향이었다. 당시 한국은 알제리에 2-4로 패배했다. 내용도 좋지 않았다. 박주영이 선발로 뛴 전반전 동안 한국은 단 1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적인 면에서는 최악이었다. 또한 정성룡은 수비진의 흔들림 속에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4실점을 하게 됐다.
선수들을 향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던 홍명보 감독이지만 비난 여론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주전 공격수라는 위치를 차지하는 박주영이 2경기서 선발로 나섰음에도 단 1차례의 슈팅에 그치는 등 공격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홍명보 감독에게 변화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앞서 열린 2경기에서의 선택이 틀렸다고 인정하는 것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힘들게 내린 선택이었지만 효과는 좋았다. 공격진의 김신욱은 박주영 이상의 활동량을 선보이며 완벽한 대체자 역할을 해냈고, 김승규는 선방 7개를 선보이며 티보 쿠르트와(6개)와 대등한 모습을 보였다.
물론 결과는 0-1 패배였다. 하지만 알제리전에서의 완패처럼 고개를 숙일 패배는 아니었다. 어렵게 기회를 잡은 선수들은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벨기에보다 한 발 더 뛰며 부족한 기량을 활동량으로 채우려고 노력했다. 결국 그 차이가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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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