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의 의리가 스타를 살린다. 팬이 많거나 적은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때로는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퍼주기만 하는 팬들의 사랑은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스타들에게는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과 발판이 돼 준다. 어려웠던 때를 함께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스타와 팬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만큼 진실했다.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별바라기'에서는 가수 백지영, 김종민, 그룹 제국의아이들의 팬들이 출연해 스타를 향한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감동을 줬다.
이날 백지영의 팬 두 사람은 과거 백지영이 힘들었던 때를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들은 백지영이 민감한 사건을 겪고 난 뒤 3집 앨범을 냈고, 이후 백지영의 컴백 무대를 직접 찾아가 함께 팬미팅을 했던 때를 떠올렸다.

한 팬은 "사실 언니를 보고 싶지 않았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언니를 볼까봐 (언니가 상처받을까봐) 그런데 언니가 팬들에게 오더라. (팬미팅 장소가) 진짜 산이어서 아무것도 없었다. 얼굴을 봐야하는데 휴대전화 불빛으로 서로 얼굴을 봤다, 녹화하기 전 사진을 찍자더라. 밝은 척하면서 마음 아팠다"며 눈물을 훔쳤다.
백지영 역시 당시에 대해 "작은 일이 아니었다. 날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했다. 그런데 애들을 보고 안심했다"며 눈물을 닦아냈다.
또 다른 팬은 백지영의 5집 발매를 응원하기 위해 사직서를 썼다고 말해 놀라움을 줬다. 그는 "5집 쇼케이스를 듣고 사직서를 쓰고 처음부터 시상식날까지 응원했다"며 "3-4집처럼 묻히게 하고 싶지 않았다. 앞에서 응원을 하면 힘을 받지 않을까. 미친 듯이 따라다닌 것 같다"고 백지영의 재기를 위해 들인 지극정성을 밝혔다.
어려운 시절을 겪은 가수와 그 가수의 곁에서 함께 마음 아파하며 보낸 팬들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을 줬다. 동경으로 시작했다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스타와 팬의 진심어린 우정이 빛났다.
펜들의 지극정성은 김종민의 팬과 제국의아이들 팬도 못지 않았다. 김종민의 팬은 12년간 김종민을 쫓아다닌 사실을 알리며 김종민 때문에 여군 입대도 생각할 뻔했다 말해 놀라움을 줬다. '팬질'을 줄이기 위해 군인이란 직업을 가져야겠다 생각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이 팬은 "남자친구는 내가 김종민의 팬인걸 모른다"며 "오래 좋아했으니 숨길 수 없다.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1박2일'을 보는데 김종민에게 '쟤 너무 멍청한 거 같다. 원래 저래?'라고 하더라. 차마 얘기를 못했다. 오늘 여기 온 것도 모른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제국의아이들의 17세 팬은 3년간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을 모두 제국의아이들 음반이나 선물을 사는 데 썼다고 말하며 "부모님이 이혼하셨다. 힘들다고 얘기할 수 없는데 성격은 내성적으로 변하고 친구들이랑도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제아가 방송에 나오는 모습 보고 팬 생활 하면서 웃는 일이 많아지더라. 성경도 밝아지고 이젠 친구가 많다"라고 알려 또 다시 감동을 줬다.
이처럼 스타와 팬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돼 준다. 팬들은 스타의 모습을 보고, 그들에게 애정을 쏟으며 자신의 삶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스타들은 팬들의 변함없는 사랑으로 인해 꾸준히 자신의 활동을 이어가며 힘을 얻는다. '으리으리'한 의리를 보여주고 있는 '별바라기' 스타와 팬들의 모습이 웃음과 동시에 늘 감동을 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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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바라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