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SBS·KBS, 마지막 한국戰 '통곡의 롤러코스터'...합체
OSEN 김사라 기자
발행 2014.06.27 07: 38

한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경기가 모두 끝났다. 비록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벨기에와의 3차전 경기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MBC-SBS-KBS의 3사 중계진 역시 선수들과 함께 울고 웃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마지막 경기 벨기에전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1무 2패의 한국은 H조 최하위에 그치며 8년 만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 MBC 안정환-송종국의 선배로서의 조언

MBC는 김성주 캐스터의 차분한 중계와 안정환-송종국 해설위원의 선수들을 위한 조언을 위주로 진행 됐다. 한국의 16강 진출 실패가 사실화 된 후 세 사람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진행 상황을 조리 있게 전달해주는 김성주의 설명과 함께 두 해설위원의 선수 경험을 살린 조언이 특히 돋보였다.
전반전에 안정환은 “한국 선수들이 실수를 할까 봐 두려워서 패스를 못하고 있다”, “과감하게 슈팅할 필요가 있다”, “공보다는 사람을 따라가야 한다” 등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또한 “한 쪽에 두 명의 수비가 있으면 반대 쪽이 비어있다는 것”이라는 설명 등 상대 선수들의 이동을 짚어내며 이전 ‘안정환 어록’을 탄생시킨 중계 상황들보다 더욱 진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에서 선수들은 전보다 더욱 탄탄해진 수비와 날카로운 공격력을 과시했다. 월드컵 데뷔를 한 골키퍼 김승균의 선방은 보는 이를 감탄하게 했고, 비록 골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선수들의 지속적인 슈팅 역시 이전 1, 2차전보다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계진 세 사람은 0-0으로 끝난 전반전 상황에서 “아직 시간이 많이 있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결국 후반 33분 베르통언에게 선취골을 허용하자 안정환은 “우리 수비수가 많은 상황에서 골을 허용했다. 기회를 살려서 골을 먼저 내야 했는데”라며 아쉬움을 내비치는 한편,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줬으면 좋겠다”며 격려를 보냈다. 송종국 역시 “힘든 것 다 안다”며 선수들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 SBS 차범근의 적절한 칭찬과 격려
SBS 역시 과하지 않은 차분한 진행을 선보였다. 알제리전과 달리 선수들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자 배성재는 "선수들이 정신무장 돼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에 차범근은 "여러 가지로 분위기 쇄신이 됐고 전반적으로 시작의 움직임이 좋다. 공격 움직임이 공이 신속하게 연결되고 끊기지 않고 있다"며 "측면에서 가운데로 넘어가면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김승규는 벨기에의 결정적인 골찬스를 탁월하게 막아내며 선방했다. 이에 차범근은 "김승규가 마크를 지시하고 있고 움직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침착하게 경기 운영을 하고 있다. 공을 잘 쳐내주고 있고 리딩을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전반 44분에는 스테번 드푸르가 김신욱의 장딴지를 밟아 퇴장을 받았다. 수적 우세를 앞세운 한국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드푸르의 퇴장에 배성재는 "함께 축구를 하는 동료로서 저런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떤 것도 용납할 수 없다"며 흥분하기도 했다.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중계진의 모습이었다.
차범근은 알제리전과 다르게 선수들이 민첩하게 경기하는 모습을 보더니 "1, 2차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잘해주고 잇다"며 "공격으로 바로 전화해주고 있다"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 KBS 이영표의 차분한 중계와 일침
‘작두해설’로 이번 월드컵 큰 화제를 모았던 이영표 역시 이날 경기에는 선수들에게 더 눈을 돌리도록 도왔다. 모든 방송사의 중계들이 전보다 더욱 경기에 집중했고, 선수들 만큼이나 중계진도 성장한 월드컵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영표는 경기 중 “화풀이 하듯 자신감 있게 잘 막아주고 있다”며 이날 선방한 김승균을 칭찬하는가 하면 “키만 크다고 헤딩을 잘 하는 것이 아니다. 낙하지점을 잘 알아야 한다”며 김신욱의 헤딩을 위한 점프 모습을 분석하며 보는이의 이해를 도왔다.
이영표는 캐스터 못지 않게 정확하고 차분하게 중계를 했고, 때로는 “수비할 때 뒷공간을 잘 노려야 한다”는 등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중계를 마치며 이영표는 선수들에게 “월드컵에서 잘 하기 위해 준비하지 말고 K리그에서 잘 하기 위해서 준비했으면 좋겠다”며 노련함이 묻어나는 조언을 했다.
한국의 이번 월드컵에서의 경기는 이제 끝이 났지만, 결코 아쉬움만 남는 경기는 아니었다.
sara326@osen.co.kr
MBC-SBS-KBS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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