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의 2014 브라질 월드컵 마지막 한국전 중계가 끝이 났다. 마치 선수인것마냥 태극전사들과 함께 90분을 뛴 듯 격려와 안타까운 감정 토로가 이어졌다. 초반에는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했지만, 경기 후반부터는 안타까운 탄식이 나왔다. 벨기에에 0-1로 패한 후에는 다음 월드컵을 기약하는 조언과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한국과 벨기에는 27일 오전(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를 펼쳤다. KBS, MBC, SBS는 각각 이영표와 안정환-송종국, 차범근을 해설위원으로 내세웠다. 해설위원들은 알제리전 대패로 인해 큰 점수차로 이겨야 16강 진출이 가능했던 탓에 초반부터 강한 공격을 주문하며 격려했다.
족집게 해설로 화제가 된 이영표는 활발한 공격을 펼친 김신욱에게 “잘하고 있다”면서 칭찬했으며, 안정환은 우리 선수들의 장점을 언급하며 격려했다. 차범근 역시 “1, 2차전과 다르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후반 들어 실점을 하고 제대로 된 공격이 나오지 않자 3사 중계진의 탄식은 깊어졌다. 이영표는 “월드컵은 경험을 쌓으러 나오는 곳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고, 안정환은 “패스가 길고 공을 잡고 있는 시간이 많다”고 답답해 했다. 관록의 차범근은 답답한 경기가 이어져도 침착함을 유지했지만 젊고 최근까지 선수로 활약했던 이영표와 안정환, 송종국은 후배들에게 질책을 했다.
송종국은 “공 맞아도 안 죽는다”면서 적극적인 공격을 주문했고, 이영표는 “우리팀은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국 축구팀의 미래에는 희망을 걸었다. 이영표는 “우리 선수들 고생 많았고 다짐하는 모습을 봤다”고 했으며, 안정환은 “다음 월드컵이 있다”고 격려했다.
벼랑 끝에 몰린 태극전사들과 이들을 현장에서 지켜본 해설위원들은 이날 선수들과 함께 울부짖었다. 답답한 경기 운영에 대해 따끔한 질책을 하면서도 희망적인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태극전사들을 감싸기도 했다. 특히 안정환은 자신이 운동장에서 뛴 것마냥 울먹이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은 대표팀의 경기를 지켜보는 재미와 함께 3사 중계진의 재밌고 통찰력 있는 중계를 보는 즐거움도 있었다. 이영표는 통찰력을 바탕으로 족집게 해설로 화제가 됐고 안정환은 재미있으면서도 날카로운 분석으로 관심을 받았다. 침착하고 중계의 기본을 지킨 차범근도 축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3사가 색깔이 많이 다른 해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가운데, 마지막 한국전은 유독 울부짖고 안타까운 감정 토로가 많은 경기였다.
jmpy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