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야흐로 김승규(24, 울산)의 시대가 활짝 열릴까.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벨기에전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1무 2패의 한국은 H조 최하위에 그치며 8년 만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월드컵에 처음 선발로 나선 김승규는 수차례 깨끗한 선방을 하며 선전했다. 특히 공중볼 낙하지점을 미리 예측해 처리한 선방이 깔끔했다는 평가다. 정성룡(29, 수원)보다 반사신경이 좋은 김승규는 돌발슈팅에 대한 대처능력도 돋보였다. 유일한 약점이었던 경험 역시 월드컵 첫 출전으로 메워질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방송인터뷰에서 김승규는 “경기준비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관중이 많았지만 긴장은 되지 않았다. 상대 선수들이 다 이름 있는 선수들이라 초반에는 약간 긴장했다. 하지만 뛰어보니 똑같은 선수들이었다”면서 큰 배짱을 보였다.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포지션은 바로 골키퍼였다. 경험의 정성룡과 순발력의 김승규가 마지막까지 경합했다. 결국 홍명보 감독은 경험의 정성룡을 선택했다. 정성룡은 러시아전 1실점으로 가나전 4실점 부진을 만회했다. 하지만 알제리전에서 다시 4골을 허용했다. 모든 실점의 잘못이 정성룡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던 홍명보 감독은 결국 벨기에전 김승규를 기용했다.
29세인 정성룡이 4년 후 월드컵까지 기량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반면 경험이 쌓인 김승규는 더욱 기량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한국의 차세대 수문장은 김승규가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김승규의 시대가 활짝 열릴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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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