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원정 8강을 노리며 야심차게 출항했던 홍명보호가 브라질월드컵에서 상처만 입고 돌아오게 됐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새벽 5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 월드컵 H조 예선 마지막 경기 벨기에전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해 0-1로 패했다. 1무 2패의 한국은 H조 최하위에 그치며 8년 만에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강호 벨기에를 상대로 분전했으나 수적 우세를 살리지 못하고 희미하게 남아있던 16강 진출의 희망이 꺾인 것은 분명한 현실이다. 알제리전 2-4 대패가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러시아전 1-1 무승부로 좋은 출발을 보이나 싶었던 홍명보호의 한계가 조별리그 3경기 동안 드러난 셈이 됐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한국 축구대표팀에 큰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상처 투성이다. 박주영의 조기 귀국과 '황제훈련' 논란, 이명주와 박주호의 최종명단 제외로 불거진 홍명보의 '의리' 논란에 본선을 앞두고 치른 두 차례 평가전의 무기력한 패배가 불러일으킨 부정적인 시선은 대표팀에 대한 믿음의 뿌리를 흔들었다.
'흔들린 믿음'을 되돌릴 수 있는 것은 결과 뿐이었다. 홍명보 감독 역시 최종명단 논란 당시 파주에 입소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라며 "최종선발에서 되지 못한 선수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결과로 말할 것이다. 이제는 축구 이야기만 하겠다"고 결과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홍명보호는 결국 만족스러운 결과를 남기지 못했다. 조별리그 3경기 1무 2패로 2006 독일월드컵 이후 8년 만에 16강 진출 실패라는 씁쓸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특히 개막 전까지 '1승 제물'로 손꼽힌 알제리에 충격의 2-4 대패를 당한 것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의리'의 인맥 축구 논란과 '뜨거운 감자' 박주영, 그리고 8년 만의 16강 실패 그리고 16년 만의 아시아 무승 등. 2002 한일월드컵 이후 '축구강국'의 환상에 젖어있던 한국이 브라질월드컵에서 받은 상처는 너무나 크고 또 치명적이었다.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에서 받은 이 상처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고민해야하는 자성의 시간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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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브라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