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뻐꾸기 둥지’, 끝이 없는 막장 드라마의 연장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4.06.27 10: 54

[OSEN=정소영 인턴기자] 배우 장서희의 4년만의 컴백작으로 화제를 모은 KBS 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막장’ 설정과 도를 지나친 ‘진상’ 캐릭터로 시청자들을 ‘멘붕’에 빠지게 만들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뻐꾸기 둥지’에서는 그레이스 리(이채영 분)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게 된 백연희(장서희 분)와 남편 정병국(황동주 분)의 갈등이 그려졌다.
그레이스 리는 자신의 친오빠가 연희 때문에 죽음을 당했다고 생각해 병국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아가는 연희에게 복수를 결심하는 인물이다. 복수의 방법은 불임인 연희와 병국의 대리모가 되는 것. 드라마를 본격적인 복수극으로 이끄는 이 ‘대리모’라는 소재는 방영 전부터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점과 윤리적인 문제로 인한 우려가 제기 됐다.

그리고 우려했던 바는 현실로 나타났다. 복수를 위해 ‘대리모’라는 선택을 한 그레이스 리가 전 애인이자 대리모로 낳은 아이의 아빠인 병국과 바람을 피우며 본격적인 ‘막장’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과 병국의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한 연희를 찾아가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둘이 붙어 있다 보면 오해 생길 수 있다. 우리를 두고 이상한 헛소문 도는 거 눈치 채고 있다. 그렇지만 언니까지 소문에 반응하면 섭섭하다”며 뻔뻔한 태도로 응수해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든 것이다. 가증스러운 그레이스 리의 연기에 어이없게 넘어간 연희 또한 극에 대한 몰입도를 더욱 낮췄다.
뿐만 아니라 ‘막장드라마’ 특유의 자극적인 설정을 위한 진상 캐릭터 또한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뻐꾸기 둥지’에서 연희의 시어머니 곽희자(서권순)이 바로 그 진상캐릭터이다. 희자는 외아들 병국에 집착하는 인물로 극 초반부에 불임인 며느리 연희에게 대리모를 제안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또한 희자는 대리모가 임신한 동안 연희에게도 임산부처럼 보이게 하는 솜뭉치 복대를 하게하고 "임산부가 왜 커피를 마시냐. 우유를 마시라"고 호통을 치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또한 병국의 수상쩍은 행동으로 부부싸움을 하게 된 상황에서 오히려 “제발 들들볶지 말고 가만히 냅둬라”라며 연희를 구박하는 장면은 시대를 역행하는 구시대적 사고를 반영한 대사로 보는 이들의 짜증을 치밀게 할 정도였다.
위험수위를 오가는 소재 선정과 더불어 개연성 없는 전개, 그리고 매력적이지 않은 오히려 비호감에 가까운 캐릭터들로 ‘총체적난국’에 빠진 ‘뻐꾸기 둥지’가 창대한 시작에 비해 미약한 존재감만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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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뻐꾸기 둥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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