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뻐꾸기 둥지’ 이채영, 대담하다, 그러나 부족하다
OSEN 안보겸 기자
발행 2014.06.27 10: 22

[OSEN=안보겸 인턴기자] 점입가경이다. 일단 복수를 향한 질주를 시작하자 이채영은 점점 대담해졌다. 그런데 치명적인 악녀가 되기에는 조금 버거워 보인다. 
이채영은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일일드라마 ‘뻐꾸기 둥지’(극본 황순영, 연출 곽기원)에서 자신의 복수를 위해 점점 대담해지는 화영으로 분했다.
이날 방송에서 화영(이채영 분)은 연희(장서희 분)에게 병국(황동주 분)과 초면이 아님에도 이를 숨겼던 사실과 회사 내에 떠도는 병국과의 스캔들을 들켰고, 이로 인해 연희와 병국은 부부싸움을 하게 됐다. 화가 난 병국은 집을 나와 곧장 화영의 집으로 갔고, 둘은 또 다시 비밀스런 속삭임을 즐겼다.

그러나 둘만의 밀회가 언제나 달콤할 수만은 없는 법. 화영은 자신과 병국의 불륜관계를 알고 찾아온 병국의 고모 진숙(지수원 분)과 마주해야만 했다. 그러나 화영은 당당했다. 그는 진숙에게 “병국을 사랑한다”며 당연한 사실인냥 자신의 불륜을 고백했다. 이에 놀란 진숙이 "병국은 네가 대리모한 아이 아빠다"라고 하자, 화영은 “병국과 나는 운명적인 사랑”이라며 진숙을 경악케 했다. 한 발 더 나가 화영은 “주제를 알라”며 분노하는 진숙에게 “늙어서 레스토랑 돈 계산이나 하는 주제에 말 함부로 하지 말라”며 일침을 가했다. 모욕적인 소리를 들어 분노한 진숙에 비해 가해자 화영의 표정은 오히려 너무나 평온해 시청자에게 긴장감을 안기지 못 했다.
극의 말미에는 화영의 뻔뻔함이 정점을 찍음과 동시에 그의 연기 허점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라고 화영과 병국은 그들의 불륜관계를 병국의 어머니 희자(서권순 분)에게 까지 들켰다. 아들 부부의 다툼에 신경이 쓰인 희자는 병국을 만나기 위해 직접 회사로 찾아간다. 그러나 병국의 사무실에서 병국과 여자 웃음소리가 섞여 나오자 의아해하며 사무실로 들어선다. 희자는 들어서자마자 병국과 화영이 사무실 소파에 엉켜 앉아 있는 모습을 목격했고, 화를 참지 못 하겠다는 듯이 눈을 부릅떴다. 이에 병국은 당황해하지만, 화영은 뻔뻔하게 희자를 바라본다. 이 장면에서도 화영은 희자를 그냥 응시하고 있을 뿐이지 악녀다운 뻔뻔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 했다.
대리모, 불륜, 복수. 자극적인 요소란 요소는 모두 갖추며 극 초반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뻐꾸기 둥지’는 갈수록 대담해지는 ‘화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기존의 복수극을 뛰어넘는 ‘명품 복수극’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중간 드러나는 이채영(화영 역)의 연기 허점은 갈수록 아쉬워진다. 이제 이채영은 장서희와의 한 판 승부를 목전에 두고있다. 그가 지금까지의 연기력 논란을 잠재우고, 보다 세심한 연기력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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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둥지'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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