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한밤중에 감독한테 게임 메시지 보내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6.28 13: 00

스마트폰 대중화로 달라진 풍속도가 있다면 사람들이 좀 더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잠을 청하며 누웠다가 스마트폰으로 게임 한 판만 하자고 켰다가 순식간에 한 두시간이 지나가는 건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일이다.
야구선수들도 스마트폰 게임을 즐겨한다.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데다가 아침 출근에 대한 압박이 일반 직장인에 비해 적기 때문에 늦은 시간까지 게임을 즐기는 선수도 일부 있다. 이런 모습이 감독 눈에는 마뜩찮아 보일수도 있다.
27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 김시진 감독은 여름철 선수들의 체력관리 방법을 이야기하다가 스마트폰 게임으로 화제를 옮겼다. 김 감독은 "처음 동물 퍼즐게임 나왔을 때는 해봤는데 지금은 싹 지우고 아무것도 안 한다"면서 "딸이 '이 게임 재미있으니 시간있을 때 해보시라'면서 깔아줬는데, 점수도 안 나오고 시도때도없이 메시지가 와서 바로 삭제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감독은 "어떤 선수는 한밤중에도 감독한테 메시지를 보내더라. 깜짝 놀라서 잠에서 깨고 그러니까 힘들더라. 지금은 다 지웠는데 아내 핸드폰은 여전히 게임 메시지가 울린다. 자꾸 놀라게 되니까 아내한테 '먼저 신랑 보낼 일 있냐'는 소리까지 했다"면서 웃었다.
김 감독이 선수들에게 아쉬워한 부분은 밤 늦게 감독에게 메시지를 보내서가 아니다. 선수가 자기 몸관리를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23살 선수와 35살 선수 가운데 누가 체력이 더 좋은줄 아는가. 35살 선수가 더 좋다. 어린 선수들은 체력관리를 하는 요령이 없다. 신인 야수 30경기만 뛰게 하면 힘들어서 밥도 못 먹고 정말 힘들어한다"고 꼬집었다.
체력관리에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다. 김 감독은 규칙적인 생활을 강조한다. "젊은 선수들은 무조건 많이자는 게 전부인줄 안다. 그렇지만 야구선수도 7시간 이상 잘 필요는 없다. 일찍자서 일찍 일어나 사우나도 하고 끼니 때마다 밥도 챙겨먹어야 체력이 비축되는 것"이라고 말한 김 감독은 "밤 늦게까지 게임하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배가 고프다보니 자꾸 뭘 먹게된다. 1군에서 시즌을 치르면 살이 빠지는 게 자연스러운건데 어떤 선수는 (야식을 많이 먹어서) 살이 찐다"고 꼬집었다.
프로야구 정규시즌은 체력과의 싸움이다. 27일 롯데는 64경기 째를 치르면서 정확히 반환점을 돌았다. 선수들의 체력관리에 팀 운명까지 갈릴 시기다. 김 감독의 '게임 메시지' 지적은 게임 자체를 문제삼은 게 아니라 선수들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었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