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지난 27일 경기에서 6월 들어 가장 이상적인 1승을 만들어냈다.
두산은 27일 잠실 넥센전에서 8-2로 승리했다. 팀의 자랑인 타선은 볼넷을 하나밖에 얻지 못한 대신 13안타를 뽑아냈다. 여기에 상대 실책까지 겹쳤다. 응집력을 발휘한 두산은 장단 13안타로 8점을 뽑아내며 중반 이후 팀의 리드에 큰 공헌을 했다.
하지만 이보다 반가운 것은 유희관의 호투다. 선발 유희관은 7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하며 넥센 타선을 틀어막았다. 그리고 남은 2이닝은 필승조인 정재훈과 이용찬이 등판해 각각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책임졌다. 깔끔한 승리였다.

유희관의 QS는 두산 선발진이 6월에 달성한 첫 QS였다. 6월이 다 지나가고 있는 시기에 첫 QS가 나왔다는 것은 두산 선발진이 6월에 얼마나 부진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타선이 아무리 터져도 힘든 경기가 지속됐고, 연패 기간에는 타선마저 침묵한 가운데 하늘이 이틀 연속 두산의 추격을 막는 불운까지 겪었다.
그러나 4일 휴식을 취한 두산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선발이 호투하며 흐름을 내주지 않았고, 타선은 찬스를 살려 승리에 필요한 만큼의 득점을 가져다줬다. 그리고 불펜의 필승조도 흔들리지 않고 상대가 추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사실 이날 경기와 비슷한 전개를 보이며 승리하는 것은 투수력이 안정되고 방망이도 리그 평균 이상의 집중력을 보이는 선두 삼성이나 2위 NC가 아니면 쉽게 그리기 어려운 그림이다. 특히 6월의 두산에게는 기대하기 힘든 과정 속에서 나온 승리였다.
하지만 5연패를 끊는 승리가 이러한 이상적인 투타의 조화 속에서 나왔다는 점이 분위기 전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수력이나 타격 중 하나에 지나치게 의존하면서 나온 승리는 불안하다. 5월에 쾌조의 상승세를 보이던 팀이 6월에 급전직하한 것도 투수력의 뒷받침 없이 타선에만 기댄 결과였다.
이날 1군에 올라온 박건우까지 인상적인 타구를 만들며 승리에 기여한 것이 두산에게는 매우 상징적일 수 있다. 그만큼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승리했다는 의미다. 물론 1군 엔트리에 있는 모두가 출전한 것은 아니지만, 각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하며 톱니바퀴가 들어맞는 야구를 했다는 것이 좋은 신호다. 두산이 의미 있는 1승을 상승세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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